항목 ID | GC002026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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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미원초정로[초정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홍승일 |
[정의]
충청북도 청주시의 광천수인 초정약수에 얽힌 이야기.
[음용과 스파 모두 효능이 뛰어난 초청약수]
초정약수는 철분이 많이 함유된 천연 탄산수여서 조선 시대 세종이 목욕을 하기 위하여 찾아왔을 만큼 유명한 약수이다. 초정약수는 탄산 함유량이 2010년 이후 최대 1,500ppm으로 다른 지역 평균 1,000ppm보다 많다. 그에 더하여 수소 이온 농도 지수인 PH 농도가 낮아 음용수로 적합한 동시에 피부 개선의 효능도 탁월하다. 물의 입자가 작아 목 넘김이 좋고 물맛이 뛰어나며, 주요 미네랄이 골고루 들어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좋은 규소가 풍부하다. 초정 광천수는 다른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단순 탄산천, 특히 불소 성분이 전혀 들어 있지 않아 청량음료 원료로서 최적 최량의 조건으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광천수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음용 가능한 경우는 수량 부족으로 스파 등의 산업으로 이어지기 어렵거나, 반대로 스파 등의 피부 개선 효과가 있는 광천의 경우는 성분 구조상 음용으로 부적합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정약수는 음용과 스파 모두 적합한 광천수이다.
초정약수를 마실 경우 탄산천 중에 함유되어 있는 일종의 자극미가 위의 점막을 자극하여 연동 작용을 왕성하게 하여 식욕을 향상시키고, 소화 작용을 촉진하며, 변비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구토기를 고치고 기타 혈관경화증, 간장병, 당뇨병 등에도 의학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욕을 하면 각종 피부질환과 욕창, 혈액순환 장애, 음위증, 심장질환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광천수의 항암 효과에 대한 의학 분야의 관심 또한 고조되고 있다. 초정 광천수의 치료적 효과는 2012년 충북대학교 임상시험 결과를 통하여 아토피 치료에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옛 기록의 초정약수]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과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피부병을 앓던 세종과 세조가 치료를 위하여 초정약수를 찾은 기록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1834년(순조 34) 이규경이 쓴 『상당초정변증설(上黨椒井辨證說)』에서는 “초정리 부근에 초정원(椒井院)이 있고, 부근에 백수(柏樹)가 탄 재가 조금 있는데 바로 그 밑이 원탕이다. 작은 돌을 쌓아 원탕 벽을 만들고 지름이 8척[약 242㎝], 수심이 1장[약 303㎝]이고, 물 색깔은 담벽색[연한 푸른색]으로 구슬과 같은 물거품이 땅 밑에서 위로 솟아올랐다. 물맛은 혀끝의 매움이 명반[유황]과 같았다. 두 곳에 샘이 있다”라고 하여 초정 원탕의 위치와 재원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하지만 행궁에 대한 기록은 없다. 충청남도 아산시의 온양온천에 비하여 초정약수는 세조 이후 왕들의 왕래가 끊기고 행궁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세조 때부터 임금이 직접 사용하는 어정(御井)·어실(御室) 외에는 일반 백성도 여민동락의 차원에서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금제를 풀어 백성들에게 개방하였을 것이다.
1930년 11월 27~28일 『동아일보』에 청주의 구영(驅英)이 투고한 「내고장 명산(名産)」에 의하면, 초정 원탕의 직경은 12척[약 363㎝], 수심은 16척[약 485㎝]으로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일호천(一號泉)[상탕으로 추정]의 남쪽 1정[약 109m] 떨어진 곳에 삼호천(三號泉)[하탕으로 추정]이 있는데 지하 314척[약 9,514㎝]의 모래층으로 최상층은 두터운 화강암 틈새에서 지상으로 용출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세계 3대 광천수 중 하나라고 특기하였다. 국어학자인 외솔 최현배가 1932년 8월 21일과 24일에 쓴 기고문 「한글순례 청주에서」에 의하면, “상·중·하탕이 있었고, 제일초정(第一椒井)[상탕]의 제원을 직경 12척, 깊이 23척[약 697㎝], 수심 5척[약 151㎝]가량의 유출관이 박혀 있다. 세종이 훈민정음 제작에 필요한 관련 서류를 휴대하고 청주 초정리에서 훈민정음 창제 작업을 하였다”라고 하여 훈민정음의 창제 작업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행궁에 관하여서는, “세종대왕의 유적을 찾기 어려우나 당시 제일정(第一井)[원탕] 북변(北邊)에 행궁의 정석(庭石)[정원석]이 있어 살펴보았으나 사람이 다듬은 자취를 확인하기 어렵고 바위는 말이 없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기록을 볼 때, 초정 원탕은 상·중·하 3탕이 있었으며, 오늘날 제약회사 일화의 소유가 된 초정영천처럼 돌로 쌓은 둥근 형태의 원천이었음을 알 수 있다.
[세종의 행차]
초정약수는 예부터 약이 되고 병을 낫게 한다고 알려져 찾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세종이 지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초정에 행궁을 짓고 직접 행차하여 요양한 뒤부터 더욱 널리 퍼져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세종은 어려서부터 독서에만 열중하여 몸이 약하였고, 체질이 비만형이어서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런 탓에 1432년(세종 14) 눈병을 앓았는데, 이듬해 1433년부터는 소갈증[당뇨]까지 겹쳐 합병증이 진행되었다. 이에 세종은 여러 차례 지금의 충청남도 아산시의 온양온천을 찾아 피부병과 눈병을 치료하였다. 그러나 별다른 효험을 보지 못하였다. 1444년 정월에 청주에 산초 또는 후추처럼 똑 쏘는 맛이어서 이름 붙여진 초수라는 물이 있는데 여러 병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세종은 온천에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였기에 이번에는 미리 눈병을 앓고 있는 전직 관원 몇 사람을 청주의 약수터에 보내 치료 효과를 시험하게 하였더니 조금 나았다는 경과 보고가 있었다. 세종이 마침내 내섬시윤 김흔지를 청주 초수리에 보내 행궁을 짓도록 하고, 2월 28일 왕비와 여러 신하를 거느리고 출궁하여 양지, 죽산, 진천을 거쳐 3월 2일 초수리에 도착하여 두 달간 요양하여 상당한 효과를 보고 5월 3일 초수리를 출발하여 5월 7일 환궁하였다.
세종은 초정의 행궁에 머물면서 전년에 농사가 잘되지 못하였는데 행차로 인한 건축과 접대로 백성의 생활이 걱정된다 하여, 청주 초정리 백성들에게 벼와 콩을 각 2섬씩 나누어 주도록 하는 등 인근의 노인과 주민들에게 온정을 베풀었다. 1444년 7월에 들어 승정원에서 건의하기를 충청도에 가뭄이 심하니 초정에 행차함은 좋지 않다고 하였으나 황희 등이 초정 행차를 적극 권유하여 재차 초정에 행차하였다. 7월 15일 왕비와 함께 초정에 행차하여 역시 두 달간 초수리에서 요양하고 9월 24일 환궁하였는데, 이것이 세종이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행한 마지막 요양이었다. 초수리 행궁은 그 뒤 1448년 3월 원인 모를 화재로 없어져 지금은 그 위치를 정확히 알 길이 없다. 다만 남아 있는 지명 등을 이용하여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청원군[현 청주시]에서는 세종대왕의 초정 행차를 기리는 뜻에서 2003년부터 매년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를 열고 있다.
[근현대 초정약수의 개발과 활용]
초정약수를 본격적으로 개발한 시기는 일제 강점기이다. 많은 민간업체가 새롭게 공장을 짓고 음료 산업을 시작하였는데, 이때 과학적 조사와 실험 등을 통하여 그 효과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기도 하였다. 일제 강점기 산업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초정 광천수를 이용한 음료 산업의 발전이다. 그리고 음료 산업이 충북선 열차와 백중 행사를 매개로 지역과 상호 연결되었다.
1923년에는 초정약수가 ‘세계 3대 광천수’의 하나로 불리기 시작하였는데, 조선총독부 전문 기관에 의하여 10회 이상의 정밀한 시험 분석에 따른 결과이다. 이를 토대로 각계 전문가의 인증, 조선총독부 및 대만총독부 중앙 시험 보고서를 통한 학술적 인정, 동경에서 개최한 국제적 규모의 박람회에서 수상, 그리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 인증 등을 통하여 세계적인 광천을 능가하는 매우 희귀한 광천으로 인증받았다. 초정약수가 어떤 국제기관을 통하여 세계 3대 광천수로 인증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당시의 정세와 시장 변화 그리고 연구 활동의 수준 등으로 보면 충분히 가능하였을 것이다. 아마도 1926년경 세계광천협회나 세계광천학회와 같은 국제기관으로부터 세계 3대 광천수로 인증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광복과 6·25전쟁 이후 초정약수는 음료 산업에 새로운 발전과 시련이 공존하게 된다. 국내 탄산음료 산업의 1번지로 발전하고, 1990년대에는 국내 최대 음료 생산 단지로 성장한다. 특히, 주식회사 초정약수는 1972년부터 국가의 정식 허가를 받아 탄산음료를 생산 판매하였다. 국내 음료 산업의 측면에서 보면, 1969년 시작된 주식회사 다이아몬드정수에 이어 두 번째이며, 탄산음료로서는 첫 번째 사례이다.
[개발에 따른 부작용]
초정 지역에서는 1990년 들어 음료를 생산하는 여러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대량 생산에 따른 물의 부족과 폐관정 등에 따른 환경 오염의 문제는 지역 주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였다. 초정약수 자체만 놓고 볼 때도 광천수에 탄산의 농도가 줄어드는 것과 지하수 자체가 고갈되어 가는 두 가지 문제가 대두되었다.
초정 지역에 음료 공장이 들어서고 많은 약수를 뽑으면서 이미 1990년대부터 초정약수의 탄산 농도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일화, 풀무원 등 초정 탄산을 사용하는 기업의 무분별한 취수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도에 접어들어 산업체가 옮겨 감으로써 다시 탄산의 농도가 조금 올라가기도 하였다. 하지만 2016~2018년까지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가 시행한 초정 지역의 지하수 분석과 탄산 농도 분석 결과, 여전히 지하수가 난개발되어 탄산 농도가 저하되고 수위 강하 등의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지하수 관정의 이용량이 증가하면 관정을 중심으로 지하수 수위는 하강하고, 결국 지하수가 고갈되는 위기에 처한다. 2017년 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한 ‘초정 지구 정밀 수리 지질 조사’에서는 초정 지역 지하수 자원의 보전·관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지하수 부존(賦存) 및 원인을 분석하였다.
첫째, 지하수 유역 단위의 문제이다. 전기 비저항 탐사 결과와 지하수위 분포를 분석한 결과 지하수를 다량 사용하는 초정리의 지하수는 그 주변 우산리, 저곡리와 연결된 하나의 지하수 유역이다. 그에 따라 지하수 관리는 행정 구역 단위가 아닌 지하수 유역 단위로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수중 오염물질의 이동 방향과 유입 여부가 초정약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둘째, 지하수 다량 사용 관정을 중심으로 한 국지적인 지하수위 하강 발생 문제이다. 조사 기간 중 총 6회에 걸친 수위 조사 및 15개 중요 지점에 대한 1시간 간격 수위 모니터링 결과, 지하수 이용량이 큰 초정리 일대는 지하수위가 다른 곳에 비하여 낮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셋째, 고농도 탄산 지하수 자원의 수질 변화 가능성 존재이다. 지하수가 부존하는 초정리 일대의 지하수위가 주변보다 낮은 관계로 주위 지하수가 유입하여, 탄산 지하수와 혼합됨으로써 초정리 일대의 지하수 중의 탄산 농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위 지하수 일부가 오염되어 있을 경우 오염물질이 초정리 일대로 유입될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2015년 지하수 이용 실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초정리 일대 탄산수 부존 구역에는 지하수 관정이 총 89공이 개발되어 있는데, 그중 수중 모터 펌프가 설치되지 않은 관정은 11공, 사용하지 않는 생활용 관정은 4공으로 총 15공이 미사용 관정으로 확인되었다. 탄산수 부존 구역의 지하수 이용량은 적정 개발 가능량의 53%에 해당하므로 탄산수의 추가 개발이나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2015년 지하수 이용 부담금 대상 관정 조사에 의하면, 탄산수 부존 구역에 위치한 관정 28공의 취수 계획량이 적정 개발 가능량을 초과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지하수 연장 허가 과정에서 취수 계획량을 실제 이용량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초정약수를 보존하며 활용하기 위하여]
초정 지역 지하수 자원을 보전하고 탄산 지하수를 보호하기 위하여 다음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지하수 관정을 분산하여 개발하여야 한다. 지하수위 하강에 따른 악영향 방지를 위하여 지하수 관정을 분산하여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현 부존 지역 외 다른 수원을 활용하여야 한다. 이는 고농도 탄산 지하수 자원 절약을 위한 하나의 방책이라 할 수 있다.
둘째, 고농도 탄산 보호를 위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하여야 한다. 고농도 탄산 지하수 부존 구역의 지하수 사용량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은 초정약수 보존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가장 기본적 조치이다.
셋째, 지하수 모니터링과 주기적인 지하수자원 대책 마련이다. 지하수 모니터링 자료에 의한 주기적인 지하수자원 평가 및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넷째, 취수량 허가제 전환이다. 실제 이용량 자료에 의한 취수량 허가제로 변환해야 한다.
다섯째, 오염원을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농도 탄산 지하수자원 수질 변화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및 오염원 관리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여섯째, 사용하지 않는 관정을 밀폐하거나 복구하여야 한다. 탄산 농도 저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사용하지 않는 관정을 밀폐하고 원상 복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