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2026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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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역사/근현대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길 646[신대리 산26-1]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홍순영 |
[정의]
1983년부터 2003년까지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사용되었던 청남대의 역사와 현재.
[남쪽에 위치한 청와대, 청남대의 탄생]
청남대는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를 지닌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1980년 12월 전두환 대통령이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하였을 때 대청호를 낀 산세와 분위기에 매료되어 별장 건립을 언급하면서 탄생하였다.
청남대가 건립되기 이전 대통령 별장으로는 경상남도 거제시 저도에 있는 청해대가 있었지만, 청해대는 잦은 간첩선 출몰과 경호상의 안전 문제, 서울과의 원거리로 지휘상의 통제가 곤란한 점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러한 점에 기반하여 충청북도에 집무실을 겸한 효율적인 휴양 시설 신축이 결정되었다.
1983년 6월 시작된 청남대 건립 공사는 연말 행사를 위하여 시급히 추진되어 6개월 만인 1983년 12월 준공되었다. 당초에는 ‘봄을 맞이하는 곳’이라는 의미의 ‘영춘재(迎春齋)’로 불렀지만, 1986년 7월 전두환 대통령이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의 ‘청남대(靑南臺)’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청남대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서 대통령령의 보안 업무 규정에 따라 국가보안목표시설 ‘가’급으로 지정되었다. 삼엄한 경계 속에 대통령조차 철문 6개를 지나야 본관에 도달할 수 있었으며, 본관 주변으로는 4중의 철책이 지금까지도 둘러싸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남대의 위치나 규모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일반에 공개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미공개 정보들은 1988년 ‘제5공화국에 있어서의 정치 권력형 비리 조사 특별위원회’ 발족 및 청남대 현장 조사 등이 이루어지면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보고에 따르면, 청남대 관할 지역의 전체 면적은 180만 7173㎡[54만 6670평]로, 청남대 부지 9만 7034㎡[2만 9353평]와 경계 목적의 주변 국유지 171만 1305㎡[51만 7670평]가 포함되어 있었다. 주요 시설물로는 본관 2,697㎡[816평] 및 부속 건물 24동 총 4,254㎡[1,287평]가 존재하였다. 부지 매입과 부대시설 건축에 45억 1200만 원이 소요되었고, 22억 원 상당의 본관 건물은 토목 건설업체인 대림산업에서 기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남대를 이용한 대통령들]
청남대는 1983년 12월 준공부터 2003년 4월 개방 때까지 약 20여 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은 대통령이 이용한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개방 전에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5명의 대통령이 총 88회, 366박 471일 방문하였으며, 청남대에서 휴식과 국정 운영에 대한 고민들을 이어 갔다. 청남대에 대통령 방문이 결정되면 대통령 방문 일정에 맞추어 경찰들이 일주일 전부터 마을 곳곳을 주의 깊게 수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방 전 청남대를 이용한 대통령 가운데 김영삼 대통령의 방문 횟수가 가장 많으며, 사용 일수로는 노태우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보다 이틀 많다. 대통령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의 방문 횟수가 가장 적지만 평균적으로 한번 방문하면 가장 오래 청남대에서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청남대 개방 행사를 위하여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전날 도착하여 하룻밤을 지낸 것으로 가장 짧게 사용하였다. 개방 이후에는 2013년 1월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하였고, 2023년 2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하였다.
휴가를 위하여 전용 휴양지 청남대를 찾은 대통령들은 대부분 가족 및 친인척, 수행원들과 함께 지냈으며, 취향에 따라 대청호 유람과 낚시, 골프, 조깅, 축구, 수영, 산책 등의 여가를 즐겼다. 당시 대청호 유람을 위하여 사용되었던 대통령 전용 보트 영춘1호와 영춘2호는 청남대의 첫 이름이었던 ‘영춘재’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현재 청남대 야외 전시장에 전시 중이다.
대통령들이 청남대를 찾는 주된 이유는 휴가 때문이었지만 전적으로 휴식만을 취한 것은 아니었다. 전두환 대통령은 청남대에 수시로 군 및 기관장들을 초청하여 다과를 즐기거나 지역 현안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노태우 대통령은 당시 여당 위원들을 초대하여 ‘청남대 회동’을 가지는가 하면, 1988년 서울올림픽 때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을 초청하기도 하였다. 김영삼 대통령은 금융실명제 등의 정책을 청남대에서 구상하여 ‘청남대 구상’이라는 명칭이 등장하기도 하였으며,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 국방장관을 청남대에 초청하여 당시 현안을 논의하였고, 노무현 대통령은 여야 3당 대표를 초청하여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하였다.
한편, 청남대에는 청남대를 이용하였던 대통령들의 핸드 프린팅이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 방문 당시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핸드 프리팅이 가장 먼저 제작되었으며, 이후에 이전 대통령들의 핸드 프린팅을 별도로 요청하여 제작하였다고 한다.
[청남대, 주인이 바뀌다]
베일 속에 가려졌던 청남대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조금씩 개방의 폭을 넓혀 나갔다. 김영삼 대통령은 청남대 제1관문까지 4㎞ 남짓한 진입로를 일반인에게 개방하였고, 김대중 대통령은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하여 보호 지역을 주요 시설 500m로 줄였다. 그러던 중 청남대의 완전 개방은 2003년 2월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이 “청남대를 주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대통령의 청남대 이양 검토 지시에 따라 ‘청남대 활용 대책위원회’ 및 청남대 인수팀이 구성되었고, 청남대의 모든 권한은 2004년 충청북도로 이전되었다.
2003년 4월 18일 진행된 청남대 개방 행사는 노무현 대통령과 이원종 충청북도지사, 청원군 문의면[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주민 등 각계 인사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남대 헬기장에서 진행되었다. 청남대의 소유권을 청와대에서 충청북도로 이양하겠다는 합의서를 교환하는 행사로, 노무현 대통령은 “이 아름다운 곳을 모두 함께 출입하고 즐길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축하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첫 행사는 본관 철문 앞에서 이루어진 돌탑 제막식이었는데, 돌탑은 모두 함께 상생하자는 염원을 담아 문의면 주민 수와 같은 5,800개의 돌을 쌓고 32개의 마을 이름을 새겼으며, 청남대 주봉인 장군봉의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제막식에 이어서는 청남대 소유권 이양 합의서를 작성·교환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특별 제작한 열쇠를 이원종 도지사에게 건네면서 청남대 주인이 바뀌었음을 상징하도록 하였다.
청남대 인수 당시 충청북도는 청남대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여 관람객들이 청남대의 원래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인수 원칙을 정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건물과 시설이 개방 이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시설이 관람객의 편의를 위하여 변경되거나 새롭게 조성되었다.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청남대의 볼거리]
청남대는 대청호 변의 수려한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청주시와 대전광역시를 포함한 18만 25647㎡의 부지에 걸쳐 있다. 조경을 목적으로 100여 종이 넘는 수목이 관리되고 있으며, 청남대 곳곳에서 야생화가 자생적으로 자라나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청남대로 들어가는 4㎞의 가로수 길은 ‘아름다운 숲길’에도 선정되었을 만큼 무척 인상적인 곳이다. 꽃의 모양이 튤립 꽃처럼 생겼다고 하여 ‘튤립나무’로 이름 붙여진 백합나무 400여 그루가 길 양쪽으로 울창하게 자리 잡고 있어 사계절 모두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청남대 내부에는 총 52동 1만 6900㎡의 건물이 있는데, 그중 대통령이 사용하였던 시설로는 본관, 오각정, 헬기장, 양어장, 골프장, 그늘집, 초가정 등이 있다.
본관은 1983년 건립된 지상 2층, 지하 1층의 대통령 휴양 시설로,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이 머물렀던 별장 건물이다. 1층은 회의실, 접견실, 식당, 손님실이 있고, 2층은 대통령 전용공간으로 침실, 서재, 거실, 가족실, 한실 등이 있다. 2층에 올라가면 천장에 셔터가 달려 있는데 대통령의 사생활과 신변 보호를 위하여 설치된 안전장치로, 셔터를 닫으면 밖에서는 절대 열 수 없도록 설계되었으며 대통령이 주로 사용하던 공간은 방탄 창문으로 되어 있다. 현재는 대통령이 사용하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전시되고 있으며, 일부는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실내 모든 달력과 시계는 4월 18일 오전 10시를 가리키고 있는데, 청남대가 개방된 날짜와 시간을 기념하여 멈추어 있는 것이다. 실내 곳곳에는 전부 다른 디자인의 샹들리에가 달려 있으며, 다른 곳에서 같은 제품을 만들지 못하도록 샹들리에 제작과 관련된 자료들을 모두 폐기하였다고 한다. 예전에는 청남대 지하에 대청댐과 연결된 대통령 전용 수족관이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하였지만, 실제로는 관리실, 비품실, 수행부장실 등과 대통령의 헬스 트레이닝장, 실내 스포츠룸 등으로 사용되었다.
오각정은 본관과 같은 시기에 건립된 정자로서 무궁화의 모양을 따라 오각형 형태로 지어진 최초의 정자였다. 본관으로부터 350m, 고도 104m에 위치한 오각정은 청남대가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되던 20여 년 동안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의 산책 코스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곳이다.
본관 앞에 위치한 넓은 잔디밭은 당시 헬기장이었던 곳으로 헬기 2대의 이착륙이 가능하였다. 평소에는 축구, 국궁, 양궁, 배구, 야구 등 다양한 스포츠 장소로 이용되었고, 2003년에는 청남대 개방 행사가 이루어졌다. 양어장은 대통령들이 물고기 먹이를 주거나 겨울에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하던 곳이다. 청남대 개방 이후 나무 덱과 음악 분수를 설치하여 관람객 편의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골프장은 9홀 코스, 5개의 그린, 10개의 티 박스가 있었으며, 40여 년 된 낙우송 50여 그루와 각종 조경수가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현재 2022년 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과 임시정부 행정수반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골프장 맞은편에는 골프와 조깅, 산책 시 휴게실로 이용하던 그늘집이 있는데 시원하고 경치가 좋아 대통령들의 오찬 장소로도 즐겨 이용되었다.
김대중 대통령 생가와 문의 지역에서 수집한 전통 생활 도구가 전시된 초가정은 평소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자주 사색을 즐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주변 경관이 빼어나 대표적인 청남대 포토존으로 이용된다.
이 밖에도 청와대 본관 건물을 축소하여 건립한 대통령기념관, 청남대에서 사용하던 대통령들의 물건이 전시된 대통령기념관 별관, 각종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되는 어울림마당 등이 있고, 호반길, 화합의길, 통일의길, 솔바람길, 오각정길, 민주화의길 등 6개의 탐방로와 제1전망대, 제2전망대, 봉황의 탑 등 3개의 전망대, 메타세쿼이아 숲, 대나무 쉼터 등이 조성되어 있어 역사·문화·자연이 어우러진 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남대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청남대는 충청북도 산하의 청남대관리사업소에서 운영하며, 소장 아래 운영과와 시설과로 조직되어 약 60여 명의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관람 시간은 2~11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12~1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은 휴관이다. 또 주차장이 협소하여 개방 이래 예약제로 운영되었으나, 2023년부터는 주차장 확장 등으로 인하여 예약제가 폐지되었다.
청남대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인 리더십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설 대관을 통하여 다양한 세미나와 행사 등을 유치하고 있다. 2023년 7월 충청북도에서는 유일하게 청남대가 ‘코리아 유니크 베뉴’[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국제회의 장소]에 선정되어 마이스산업[복합전시산업] 활성화 또한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