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2038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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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塔神祭 |
영어공식명칭 | Pagoda Ritual |
이칭/별칭 | 탑제,탑고사,탑제사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북도 청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해인 |
[정의]
충청북도 청주 지역에서 마을의 수호신인 탑신에게 지내는 제사.
[개설]
전통시대에는 흔히 마을 어귀에 자연석, 잡석 등으로 쌓은 탑을 마을 수호신으로 삼았는데, 이러한 탑신은 서낭과 형태가 비슷하지만 나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정초가 되면 탑신을 위하는 제의를 지내면서 풍물놀이와 가무를 행하고 마을의 안녕을 빌었는데, 이러한 제의를 탑신제라 하며 탑제, 탑고사, 탑제사라고도 불렀다. 탑신제는 초기 국가 시대의 삼한 때에 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성지였던 소도(蘇塗)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마한 지역이었던 금강 유역의 내륙 산간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충청북도 청주 지역에서도 탑신제가 비교적 많이 계승되고 있다.
[청주 지역의 탑신제]
청주 지역에서 탑신제를 지냈던 마을은 청원구의 내수읍 덕암리를 비롯하여 흥덕구의 강내면 저산리, 서원구의 남이면 척산리·외천리와 현도면 죽암리 등이 있다. 특히 상당구에는 가덕면 한계리, 문의면 마동리·묘암리·문덕리·소전리·품곡리·후곡리, 미원면 계원리·어암리·옥화리 등 많은 지역이 분포한다.
청주 지역의 탑신제는 내용과 형식에서 마을마다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예컨대, 돌탑은 보통 하나가 일반적인데, 문의면 소전리, 현도면 죽암리에는 2개가 있고 문의면 묘암리와 미원면 옥화리에는 3개가 있다. 옥화리에서는 3개의 탑을 ‘아버지돌탑’, ‘어머니돌탑’, ‘아들돌탑’이라고 부른다. 모든 마을의 탑신이 돌탑의 형태를 보이지만 내수읍 덕암리만큼은 유별나게 당집의 형태를 보인다. 또, 탑 옆에 장대를 새 모양으로 깎은 솟대를 세우기도 하는데, 이러한 솟대를 이른바 ‘수살대’라고 부른다.
제삿날은 주로 정월대보름 이전이며 제의 시간은 저녁이다. 대보름 전날인 정월 14일 저녁이나 밤에 제사를 올리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이 외에 내수읍 덕암리에서는 13일, 문의면 소전리와 강내면 저산리에서는 15일 저녁에 올린다. 미원면 옥화리에서는 따로 길일을 택하여 제를 지낸다.
탑신제 를 지낼 때는 보통 ‘3일 정성’이라 하여 제를 지내기 사흘 전부터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한 후 금줄을 치고 황토를 펴 부정을 막으며, 말과 행동을 조심한다. 특히 제주는 목욕재계하고 담배·술·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는다. 제물은 보통 집집마다 나누어 낸 쌀과 돈, 또는 마을 공동 기금으로 시루떡, 삼색과실, 포 등을 마련한다. 제의 절차는 주로 유교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제주가 축관과 유사를 데리고 참신(參神), 헌작(獻酌), 독축(讀祝), 사신(辭神)의 순서로 행한다. 제를 마치고 나서는 모두가 함께 음복한다. 한편, 탑신제만 지내지 않고 다른 제사와 함께 지내는 마을도 있다. 남이면 외천리의 경우 수살제를 지낸 후에 탑신제를 지내기 때문에 축문을 읽지 않는다.
[현황]
청주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형태의 탑신제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이다. 다만 현재도 주민 행사의 일환으로, 내용과 형태는 약화되거나 간소화된 채로 탑신제가 행하여지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2017년 남이면 척산리에서는 정월대보름 맞이 선바위 탑신제 지신밟기 행사를 진행한 바 있는데, 풍물패의 사물놀이로 시작하여 제주들의 초헌, 아헌, 종헌에 이어 주민들이 소원을 빌고 탑을 돌며 춤추는 것으로 탑신제가 마무리되었다. 비록 과거처럼 마을 공동체의 정기적 의례는 아닐지라도, 탑신제는 청주 지역민들에게 이처럼 마을의 공동체 의식과 일체감을 유지하는 중요한 계기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