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북도 청주 지역에서 편을 나누어 줄을 서로 잡아당겨 승패를 가르는 민속놀이.

[개설]

줄다리기 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일원에 널리 분포하는 민속놀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중부 이남 지역에서 흔히 하였는데, 조선 후기의 민속 해설서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충청도·경기도·제주도 등지의 줄다리기 풍속이 기록되어 있다.

충청북도 청주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줄다리기가 농사와 관련이 깊은 풍속이자 특히 정월대보름에 행하는 대표적인 민속놀이로 여겨지고 있다. 줄다리기의 줄이 농사에 필수적인 물을 관장하는 신인 용(龍)과 비슷하다고 여기고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정월대보름에 줄다리기를 행함으로써 한 해의 풍년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것이다. 또한 암줄과 수줄을 엮어 당기는 행위 역시 암수 한 쌍의 용이 결합하는 모습을 흉내 냄으로써 생산과 풍요를 기원하고 온 마을과 지역이 하나가 되는 대동(大同)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연원 및 변천]

청주 지역에서 줄다리기를 언제부터 놀이하였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조선 후기의 민속 해설서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의 기록을 보더라도 조선 후기 충청도 지역 일대에서는 줄다리기는 이미 정월대보름 민속놀이의 핵심으로 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1923년에 간행된 『청주연혁지(淸州沿革誌)』에는 일제 강점기 청주의 줄다리기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일제는 1919년 3·1운동으로 달아오르던 독립의 열기를 차단하고자 시민들의 집회 일체를 강압적으로 금지하였고 그 와중에 1920년 이후로 청주의 대표적인 정월대보름 행사였던 줄다리기도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일제는 1923년 이른바 시구(市區) 개정 사업을 통하여 대대적인 시가지 정비와 시장 개설 준공을 기념·선전하고자 줄다리기 행사를 일시적으로 다시 열기도 하였다.

현대에 와서는 청주 지역에서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비롯하여 청주사랑어울마당, 구룡축제, 청주읍성큰잔치 등과 같은 각종 행사나 축제에서도 대동놀이로 줄다리기를 진행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각급 기관과 단체의 체육대회, 각급 학교의 운동회에서도 줄다리기는 인기 있는 종목으로 시행되고 있다.

[놀이 도구 및 장소]

줄다리기 에 쓰이는 놀이 도구는 굵기와 길이를 참가자의 규모에 맞춘 줄이다. 놀이 장소는 일반적으로 마을의 너른 터나 골목길, 논이나 학교의 운동장 등이다. 청주에서는 무심천을 사이에 두고 지금의 상당구, 흥덕구로 나뉜 것처럼 40여 개 마을 주민들이 동과 서로 편을 갈라 시합을 벌였다.

[놀이 방법]

기록에 따르면, 청주 지역에서는 예부터 해마다 정월대보름에 지금의 상당구 남일면 신송리 지역에 있는 무심천을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를 크게 펼쳤다. 먼저 사람들이 줄을 엮는 것으로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틀과 짚을 집에서 가지고 나오거나 시내에 있는 모든 새끼줄까지 수집하여서 모인 것들을 엮어 점차 굵고 긴 줄을 만들어 간다. 이때 시내 한복판에 하나의 선을 그어서 동과 서로 나누고 부근의 동네까지도 합세하여 2개 조로 나뉘어 줄을 만들었다. 20여 일에 걸쳐 완성된 줄은 길이만 약 100간[약 181m]이었고 굵기는 술통 지름만 한 1m나 되었다. 특히 이 같은 규모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장대하였다고 전하여진다.

또, 놀이에는 40여 개 마을 주민들이 편을 갈라 시합을 벌였는데, 수천 명의 장정들이 “어기여차”, “어기여차” 하면서 줄을 당기고, 각 동네별로 큰 깃발과 징, 북, 괭과리 등을 가지고 응원을 하였다. 무심천 둑에는 수만 명의 군중이 밀려들어 북새통을 이루었다고 한다. 며칠간 계속된 줄다리기 끝에 이긴 쪽은 풍년이 든다고 기뻐하였으며 줄은 이긴 쪽이 가져가 매각하였다.

[현황]

현대에 와서 재현된 청주 지역 줄다리기 행사로는 2003년 흥덕구 모충동[현 서원구 모충동]에서 열린 구룡축제의 ‘청주 줄다리기’ 재현 행사를 들 수 있다. 2003년부터 시작된 모충동 지역축제인 구룡축제는 처음 개최할 때 1920년 이후 중단되었던 ‘청주 줄다리기’를 재현하는 행사를 벌였다. 당시에는 마을 주민들과 인근 학교 학생들이 함께 용줄을 만들고 모충교 위에서 과거 전통 그대로 길놀이를 하며 줄다리기를 재현하였다. 구룡축제는 해마다 열리다가 2009년 이후 중단되었고, 최근에 재개되어 2023년 제6회가 열렸다.

또, 2005년 5월 열린 청주 예술의 전당 문자의 거리에서 청주 시민의 날 행사였던 ‘청주사랑어울마당’ 프로그램의 하나로 줄다리기가 열렸는데, 이때는 중앙동을 비롯한 상당구의 13개 행정동과 사직1동을 비롯한 흥덕구의 16개 행정동 등 총 29개 동이 참여하여 동별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을 가렸다. 다만, 최근 청주사랑어울마당에서는 줄다리기를 진행하지 않는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 청주읍성을 탈환한 것을 기념하는 축제인 청주읍성큰잔치에서도 해마다 ‘청주 줄댕기기’라는 이름으로 줄다리기 행사를 개최하여 왔는데, 여기서는 4개 구의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선수단이 참여하였다. 청주읍성큰잔치의 줄다리기는 안전 문제로 2019년 이후 중단되었다. 이 밖에도 각급 기관과 단체의 체육대회, 각급 학교의 운동회에서 인기 있는 종목으로 줄다리기가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