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북도 청주 지역의 노동자들이 경제적·사회적 생활 조건 개선을 위하여 전개하는 조직적 활동.

[개설]

충청북도 청주 지역의 노동운동은 1970년대부터 민주노조운동으로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초창기의 민주노조운동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회복하려는 적극적 개념과 함께, 민주주의와 사회 변혁을 지향하는 실천적 개념을 담고 출발하였다.

[변천]

청주 지역은 노동운동의 발전이 매우 더딘 지역이었다. 이러한 청주 지역에 민주노조운동의 씨앗을 뿌린 것은 1972년 정진동 목사가 중심이 되어 설립한 청주도시산업선교회이다. ‘신흥제분노조 퇴직금 사건’, ‘청주시청 미화원 임금 체불 사건’ 등 1970년대의 굵직한 노동 관련 사건에서 청주도시산업선교회는 노동자의 편에 섰고, 이후 1987년 노동자 대투쟁, 1988년 청주지역택시노조 파업 등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청주도시산업선교회를 거쳐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현재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노동운동]

청주 지역에서 1970~1980년대 초반에 전개된 노동운동은 1980년 일신광업 사건, 속리산고속 사건 등이 있었지만, 대부분 자연발생적으로 진행되어 개별적으로 종료되었다. 이렇게 간헐적으로, 개별적으로 발생하던 노동 관련 사건이 1985년을 지나면서 학생운동 출신이 노동운동에 결합하면서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난다. 하지만 1986년 대화운수 김태웅의 분신 시건을 계기로 학생운동 출신의 노동운동가들이 당국에 적발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침체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노동운동이 노동자들의 자주적·조직인 노동조합으로 결실을 맺는 것이 난관에 봉착할 즈음 1987년 7~9월 노동자 대투쟁 시기가 도래한다. 당시 여러 기업과 공장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어용노조 퇴진’, ‘근로조건 향상’을 요구하며 나섰고, 다양한 사건과 분규가 발생하였다. 이 시기 8월 한 달 동안만 청주·청원 등 60여 개 사업장에 노동쟁의가 발생하였다. 이는 이전의 20년 동안 발생하였던 노동쟁의보다도 많은 수치였다.

이후로 노동운동이 한층 성장하자 노동운동 탄압도 본격화되었다. 이때 수많은 노동자들이 구속되고 해고되었는데, 이런 과정은 오히려 노동운동이 조직화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1987년 12월 15일 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모태가 되는 ‘민주교육추진충북교사협의회’가 창립되었고, 1989년도에 공식적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설립되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충청북도 내에서는 25명의 교사가 해고되었다. 1988년에는 월급제를 도급제로 바꾼 것에 항의하여 청주 지역 11개 사업장 택시 노동자들이 연대 파업을 진행하였고, 100여 명의 노동자가 해고되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노동운동]

1990년대 초반은 노동운동이 한층 격화되던 시기였다. 1991년에는 충북전자에서 발생한 노조 건설 및 사수 투쟁에는 도내 최초로 공권력이 투입되었는데, 노동자들은 공장 옥상에서 격렬하게 저항하였다. 한편 1991년 5월 1일에는 충북대학교에 4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도내 최초로 ‘노동절’ 행사를 공개적으로 진행하기도 하였다. 1993년 김영삼(金泳三) 문민정부가 등장하고 소련이 해체되는 등 국내외 정세가 변화하고, 전자·섬유업 중심이었던 청주공단에 입주하였던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폐업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청주공단의 민주노조운동은 차츰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러던 중 1996년 3월 23일 19개 노조, 5,000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가 서원대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출범하였다. 이로써 청주·충청북도 지역 노동운동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이어서 김영삼 정부와 여당이 노동법·안기부법을 ‘날치기 통과’로 강행 처리하자 민주노동운동 진영은 이에 반발하여 1996년 12월 26일부터 1997년 2월 28일까지 4단계 파업을 진행하였다. 당시 파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민주노조운동은 사회적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였다.

1997년 외환위기, IMF 관리 체제라는 격변은 청주 지역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청원군 부용면에 있던 만도기계[지금의 캄코, 지멘스VDO한라]는 수백 명의 정리 해고와 무급 휴직을 단행하였는데, 노동자들이 격렬하게 저항하였지만 당시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1998년 도입된 정리 해고 관련 법과 파견법은 노동시장을 급격하게 재편하여, 이른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율이 급속히 확산되어 2005년에는 전체 노동자의 60%에 해당하는 800만 명에 이를 정도가 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과 동일한 노동을 제공하고도 정규직 노동자의 2/3에 불과한 저임금,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고용의 불안, 각종 비합리적인 차별 등에 시달려야 한다. 이러한 차별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1999년부터 비정규직 문제가 노동운동의 화두로 등장하였는데, 2024년 현재까지도 노동운동의 가장 큰 쟁점이자 과제가 되었다.

[현황]

청주 지역을 비롯한 충청북도 지역 노동조합은 1999년에 235개 조합에 조합원 수 3만 4239명에 이르렀다. 2017년에는 213개 조합에 4만 6239명의 조합원으로 나타났다.

[의의와 평가]

청주 지역의 민주노동운동은 임금 구조 개선, 작업장에서의 노동자 인격권 증대, 근로조건 개선 등의 활동을 통하여 노동자들의 경제적 이익을 향상시켜 왔다. 게다가 군사독재 시절에는 민주화운동과 결합되어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는 활동을 수행하였다. 이제는 더 나아가 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통하여 사회복지, 사회 안전망 확대, 빈부 격차 해소 등을 포함하는 경제민주주의 운동의 영역으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그리하여 청주 지역에서 노동운동의 새 지평을 단계적으로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