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20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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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竈王信仰 |
영어공식명칭 | Kitchen God Worship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북도 청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영진,김해인 |
[정의]
충청북도 청주 지역에서 부엌을 다스리는 가신인 조왕을 모시는 신앙.
[개설]
조왕은 부엌에 좌정하여 집안의 길흉화복, 자손들의 안녕과 건강 등을 관장하는 신령이다. 조왕과 비슷한 말로는 조신(竈神), 조군(竈君) 등이 있다. ‘조(竈)’ 자는 부엌, 아궁이, 부뚜막이라는 뜻 외에도 ‘부엌 귀신’이라는 뜻이 있다. 도교에서는 조왕이 한 해 동안 집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하여 해마다 12월에 옥황상제에게 보고한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부엌에 조왕의 그림을 붙여 놓고 제사를 모셨다.
『삼국지(三國志)』「위서동이전(魏書東夷傳)」 변진(弁辰) 조에 따르면, “귀신을 섬기는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문 서쪽에 조신(竈神)을 둔다” 라는 기록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도교와는 다른 고유의 조왕신앙이 고대부터 존속하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민속에서는 조왕이 부엌의 신이자 불의 신으로 여겨져, 주로 집안의 주부가 모셨다. 오늘날 이사를 할 때는 주부가 밥솥을 들고 가장 먼저 새집 부엌으로 들어가는 전통이 있는데, 이 또한 조왕신앙에서 비롯된 풍속이다. 이제 이러한 맥락에서 충청북도 청주 지역의 조왕신앙을 살펴보자.
[조왕의 신체]
일반적으로 청주 지역에서 조왕은 주부가 모시는 가장 중요한 가신(家神)이다. 청주 지역 조왕신앙은 부엌의 솥 뒤나 부뚜막 한 구석에 조그만 단지에 쌀을 담은 ‘조왕단지’ 또는 사발에 정화수를 담은 ‘조왕사발’을 모시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곧 이러한 모습은 조왕단지나 조왕사발을 조왕의 신체로 여겼음을 뜻한다. 때로는 드물게 부엌 벽 한쪽에 한지를 접어 걸어 놓고 조왕의 신체로 삼는 경우도 있다.
청주 지역 가정에서는 주부가 아침 밥을 하려고 부엌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조왕사발의 물을 새로 갈아 주는데, 물을 갈 때는 허리 숙여 간단히 절을 하며 마음속으로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는 식으로 평상시에도 숭배 대상으로 섬긴다. 특히 가족 중에 누군가가 군대를 갔거나 오랫동안 객지에 나가 있을 때는 더욱 특별히 조왕에게 치성을 드린다. 이때는 부엌 부뚜막에 정화수를 담은 조왕사발을 모셔 놓고 주부가 날마다 또는 달마다 초하루나 보름 새벽에 다른 사람이 물을 떠 가지 않은 첫 우물물을 길어다가 갈아 주는 식으로 각별히 정성을 기울인다.
또, 해마다 시월상달에 집안의 안녕을 위하여 무당을 불러 안택굿을 할 때에는 부엌에 조왕상을 차려 놓고 조왕굿을 행한다. 독경을 하는 무속인인 경객(經客)을 불러 안택굿을 할 때는 『조왕경(竈王經)』이나 『환희조왕경(歡喜竈王經)』을 읽으며 고사를 지낸다. 또 주부에게 탈이 있을 때 별도로 조왕굿을 하기도 한다.
[변화]
조왕신앙은 1970년대 이후 청주 지역의 주거 문화가 바뀌면서 점점 쇠퇴·소멸되었다. 조왕신앙은 부뚜막이 사라지고 아궁이에서 연탄보일러로 바뀔 때까지도 잔존하였지만, 입식 부엌이 대중화되고 싱크대와 가스레인지가 부엌에 자리 잡으면서 완전히 자리를 잃게 된다. 그리하여 오늘날 가정에서 조왕을 모시는 집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