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북도 청주 지역에서 정월대보름 아침에 남에게 더위를 파는 풍속.
[개설]
더위팔기 는 전국적으로 행하여지는 대표적인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이다. 보통 대보름날 새벽, 해 뜨기 전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충청북도 청주 지역에서는 다른 사람을 만나 이름을 불렀을 때 상대방이 대답하면 “내 더위” 하고 소리치는 식으로 더위를 판다. 이렇게 더위팔기에 성공하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여긴다.
[연원]
더위팔기 풍속이 언제부터 연유하였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경도잡지(京都雜志)』,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등에 더위팔기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더위팔기가 조선 후기에는 널리 행하여졌던 것으로 보인다.
[놀이 방법]
청주 지역에서는 아침에 사람을 만나면 이름이나 적당한 호칭으로 부른다. 상대방이 대답하면 “내 더위!”라고 소리치고, 이렇게 하였을 때 상대방에게 그해 여름의 더위를 팔아넘기는 대신에 자신은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믿는다. 일반적으로 더위팔기는 가족이나 어른들에게는 하지 않으며, 또한 연령대가 낮은 아이들이 허물 없는 친구들 사이에서 주로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자기 나이만큼 더위를 팔아야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곳도 있다.
한편, 이름을 불린 사람이 미리 알아채고 대답 대신에 더위를 사지 않겠다는 뜻으로 “내 더위 맞더위”라고 소리치면 오히려 더위를 팔려는 사람이 되사는 것으로 여긴다. 더위를 되파는 말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더위를 산 사람은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더위를 팔아야 그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더위를 팔려고 한다.
대보름날 친구들끼리 만나면 더위를 몇 개 팔았다고 자랑하기도 하며, 때로는 더위를 사고 파는 과정에서 말다툼으로 이어지는 일도 있다고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대보름에 이루어지는 더위팔기는 이른바 언령(言靈) 주술을 근간으로 한 예방적 속신 행위로서 개인적인 건강을 목적으로 행하여진다. 곧, 더위가 닥쳤을 때 피하는 피서(避暑)와 달리, 주술적 지지를 받는 일종의 더위 예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여름 뙤약볕 밑에서 많은 농사일을 하여야 하며 또한 날씨 때문에 탈진하기 쉬운 사람들에게 더위는 크게 염려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여름철 더위를 이겨 내는 다양한 피서 방법이 발달한 것도 더위에 대한 염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기에 더위팔기와는 방식이 다르지만 민속적으로 주술적 힘을 빌려 여름을 이겨 내는 다른 여러 속신이 전승되기도 한다.
한편, 더위팔기와 유사한 속신 행위이지만, 다른 마을에 대고 우리 동네 모기를 모두 사 가라고 소리치는 ‘모기팔기’는 마을 단위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행하는 더위팔기와 차이가 있다.
[현황]
1961년 출간된 『청주지』에는 정월의 13일을 춘절, 14일을 하절, 15일을 추절, 16일을 동절이라고 여기기에, 14일 아침 일찍 이름 불러 대답하면 더위를 판다고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세시풍속과 관련한 이후의 다른 조사 자료집을 보거나 실제 마을에 가서 확인하였을 때 청주 지역에서는 보통 정월대보름 아침에 더위팔기를 행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