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에 있는 백제시대의 고분군.

[개설]

청주 신봉동 고분군은 옛 백제권역에서 발견된 가장 큰 규모의 유적으로 5세기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조영되었다. 발굴조사를 통해 당시 백제의 대외관계와 지방통치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되어 사적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발굴/조사경위]

1982년 처음 고분군이 확인된 직후 발굴조사를 통해 유적의 가치를 주목받게 되었다. 1987년에는 사적 319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모두 6차례의 발굴조사를 거쳤다.

[위치]

금강의 중상류인 미호천가에서 부터 형성된 낮은 구릉이 청주 도심을 감싸며 녹지를 이루며 시기를 달리하는 많은 유적이 분포한다. 고분군은 흥덕구 신봉동과 봉명동의 경계에 해당하는 속칭 명심산 자락에 분포한다. 동쪽으로는 청주 상당산성과 와우산성이 올려다 보이고,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끝에는 청주 흥덕사지(興德寺址)가 있으며, 무심천(無心川)을 건너 청주읍성을 비롯한 많은 문화유산이 분포한다.

[발굴결과]

6차례의 발굴조사를 통해 3기의 돌방무덤과 300여 기의 토광, 널무덤[목관묘], 덧널무덤[목곽묘]가 발견되었다. 소형 구덩유구라 불리는 토기와 철조각을 부장한 작은 구덩이도 수십 기가 발견되었다.

[형태]

1982년 조사에서 확인된 방형의 굴식 돌방무덤(352×348㎝)은 남북 장축으로 남벽 동쪽에 널길을 내고, 서쪽에 치우쳐 관대를 설치하였다. 천장은 궁륭식으로 추정하였다. 1992년에는 2기의 돌방무덤이 조사되었는데, 1호분은 무덤방이 325×210㎝ 크기의 장방형으로 동쪽에 널길을 내고 바닥에는 강자갈을 깔았다. 2호분은 385×364㎝ 크기로 방형에 가까우며 오른쪽에 널길을 내었다. 3기의 돌방무덤은 고분군의 무덤 중 가장 늦은 시기에 해당하는 것이다.

고분군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무덤은 토광묘로, 무덤구덩이내의 시설에 따라 널무덤과 덧널무덤으로 나뉜다. 능선의 중심에 주로 분포하는 덧널무덤은 무덤구덩이의 크기도 크고 깊으며 부장 유물도 많다. 특히, 능선 위쪽의 덧널무덤은 바닥에 자갈을 깔기도 하였다. 이들 덧널무덤은 널무덤에 비해 무덤의 크기가 크고 출토유물이 많고 다양하여 신분적인 차이를 추정할 수 있다.

[출토유물]

고분군에서 출토되는 유물은 토기와 철기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짧은목항아리[단경호]와 아가리큰항아리[광구호], 대형옹의 비중이 높은데, 보다 앞선 시기의 유적에서 출토되는 토기가 한 단계 발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분군에서 출토된 손잡이잔[파배(把杯)]과 아가리큰항아리는 토착적인 요소를 가지는 것으로, 토기의 겉면에서 발견되는 새발자국무늬[조족문(鳥足文)]와 함께 토착문화의 발달과 문화전파의 경로를 파악하는 귀중한 자료로 이해된다.

철기류는 무기류와 마구류가 대부분으로, 고분군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다. 마구류는 여러 양식의 재갈과 등자가 발견되었는데, 당시 기마술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 무덤에서 빠지지 않고 발견되는 무기류는 마구류와 함께 고분군에 묻힌 피장자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흔히 전사(戰士) 집단의 공동 묘역으로 이해되는데, 이것은 당시 청주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된 대외전쟁과 관련된 유물로 이해된다.

[현황]

청주 신봉동 고분군은 1987년 7월 18일 고분군 일원 190,461㎡가 사적 제319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으며,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사적으로 재지정되었다. 고분군의 동쪽 자락에는 2001년 11월 29일 개관한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이 있어, 고분군 및 청주의 백제유적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청주와 인근에서 발견되는 많은 백제 유적은 청주의 지정학적 위치를 말해준다. 이것은 미호천(美湖川) 유역이 예로부터 농경생활을 영위하여 사람 살기에 매우 적합한 곳으로서 인구가 밀집된 곳이었음을 말해 준다. 백제의 입장에서는 소백산맥을 넘어 신라, 가야, 왜 와의 교류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교통로상의 거점이기 때문이다.

청주에서 발견되는 백제유적의 대부분은 무덤유적이다. 또한, 무덤유적의 중심은 청주 신봉동 고분군이다. 고분군은 중앙보다는 지역적 요소를 강하게 보이고 있으며, 또한 풍부한 무기류를 함께 묻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고고학적 특성은 당시 백제의 활발한 대외 전쟁 속에서 실제 전쟁에 참여했던 지역 전사집단의 공동 무덤으로 추정할 수 있다.

주변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흩어진 무덤들이 청주 신봉동 고분군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현재의 신봉동과 봉명동 사이의 구릉 지역이 당시의 중심 묘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