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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201419
한자 歲饌
영어공식명칭 New Year's food
이칭/별칭 설음식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북도 청주시
시대 조선/조선
집필자 김용남김해인

[정의]

충청북도 청주 지역에서 설날에 만들어 먹는 음식.

[개설]

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설날은 우리나라 명절 중 가장 큰 명절이다. 설에는 가족·친지가 모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며 어른에게 세배를 올린다. 설 명절을 쇨 때 마련하는 음식을 ‘세찬(歲饌)’, 또는 ‘설음식’이라 한다. 세찬의 종류와 조리 방법은 지역에 따라 다른데, 충청북도 청주 지역의 세찬으로는 떡, 떡국, 만두, 다식, 약과, 식혜, 수정과, 여러 가지 전, 시루떡 등이 있다.

[가래떡과 떡국]

세찬은 각 집안의 전통이나 형편에 따라 종류와 양이 각각 다르지만, 설을 대표하는 가장 보편적인 음식으로는 가래떡과 함께, 가래떡을 썰어 넣어 만드는 떡국을 들 수 있다.

먼저 가래떡은 청주 지역에서도 섣달그믐이면 동네 이곳저곳에서 떡 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할 만큼 즐겨 먹던 세찬이다. 가래떡을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은 멥쌀가루를 쪄서 널따란 떡판 위에 놓고 자루 달린 떡메로 치면서 길고 둥글게 빚는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만드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장정 두 사람이 떡메를 서로 휘둘러 치면 다른 한 사람이 떡판 위의 떡에 물을 묻히면서 이리저리 뒤집는다. 이러한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 떡이 되는데, 부녀자들이 떡을 둥글고 길게 가락으로 빚어 가래떡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가래떡이 식어서 눅눅한 정도로 굳으면 얄팍하게 썰어 떡첨[떡국떡]을 만든다. 떡첨은 큰 소쿠리 등에 넣어 두었다가 설날 아침에 떡국 끓일 때 사용한다.

과거에는 집에서 직접 가래떡을 만들었다면 현대에는 방앗간에서 기계로 가래떡을 뽑는데, 청주 지역에서는 1960년대 무렵부터 기계를 이용하여 가래떡을 뽑았다고 한다. 또한 1960년대까지는 가래떡을 뽑을 때, 쌀이 귀하였기에 보리도 함께 넣어 떡을 뽑았다고 한다.

떡국은 청주 지역에서는 장국에 쇠고기나 꿩고기를 넣고 끓인 다음 고추가루나 후춧가루를 쳐서 먹었다. 떡국을 끓일 때 보통은 만두를 넣지 않았다고 하는데, 근래에 와서는 집안에 따라 만두를 빚어 같이 넣고 끊이기도 한다. 떡첨도 최근에는 아예 썰려 있는 것을 가게에서 팔기에, 그것을 사서 떡국을 끓이는 경우도 흔하다.

[떡국이 아닌 밥을 올리는 차례상]

청주 지역에서 설날에 차례를 지낼 때에는 기제사와 다르게 대개 밥 대신에 떡국을 올린다. 그러나 1970년대 이전에는 가래떡을 못 할 만큼 살림살이가 어려운 집이 적지 않았으니, 그런 가정에서는 떡국이 아닌 밥[메]을 차례상에 올리기도 하였다. 한편, 상당구문의면 소전리미원면 계원리, 흥덕구강내면 저산리 등에서는 가정 형편 때문만이 아니라, 의례적으로 떡국을 올리지 않고 밥을 올리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다.

[세주 및 여러 음식]

떡국과 함께 세찬으로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인데, 설에 준비하는 술을 특별히 세주(歲酒)라 한다. 세주는 동동주를 용수[싸리 등으로 만든 긴 원통]로 걸러서 받은 말강술[청주(淸酒)]을 세주로 사용한다. 설날에 이 술을 마시면 한 해의 사악한 기를 없앨 수 있다고 여긴다. 도시에서는 대개 가게에서 청주를 사서 준비하지만, 농촌 마을에서는 아직도 집에서 직접 동동주를 담가 먹는 집이 있다.

[설 뒤풀이]

설부터 정월대보름까지는 여러 음식을 하여 먹거나 다양한 민속놀이를 행하는 풍속이 이어진다. 청주 지역에서는 설을 쇠고 나서 정월 14일까지를 흔히 ‘설 뒤풀이’라 하는데, 이때 해 먹었던 음식으로는 먼저 해장국을 들 수 있다. 설 명절에 과음을 하면 해장국을 얻어먹는데, 해장국은 보통 두붓국과 콩나물국이었다고 한다.

나흗날에는 저녁밥을 일찍 먹고 이웃에 떡을 훔치러 다니는 풍속이 전하는데, 동네 아주머니들도 아이들이 떡을 훔치러 오려니 하고 장광[장독대]에 떡 소쿠리와 밥을 올려놓았다고 한다.

대보름 하루 전인 정월 열나흗날에는 김치와 흰쌀밥을 먹지 않는 풍속이 있어, 이날은 아주까리로 쌈을 하여 쌈밥을 먹거나 시래기를 무쳐 먹는 등 나물 반찬만 먹는다. 이를 쌈밥먹기라고 한다. 또한 이날은 끼니 없이 밥을 먹는 날이고 동네 집집에서 밥을 다 얻어먹을 수 있는 날인데, 밥은 잡곡밥을 해 먹는다. 조, 수수, 팥, 콩, 보리 등의 잡곡을 섞어 먹으면 한 해 잡곡이 풍작을 이룬다고 믿었다.

[귀밝이술]

귀밝이술은 보통 정월대보름날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마시는 술이며, 한 해 동안 소식을 빨리 전하여 듣고 좋은 소리를 많이 들으라고 마신다고 한다. 19세기의 민속 해설서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기록되어 있으니, “정월대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은 청주 한 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그해 1년 동안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고 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마셨다”라고 한다. 청주 지역에서는 정월대보름에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귀밝이술을 마셨으며, 설 명절 때 세주로도 사용하였다고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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