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014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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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茅亭 |
영어음역 | Mojeong |
이칭/별칭 | 시정,유산각,농청,농정,동각,양청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황금희 |
[정의]
전라도 지역에서 짚이나 억새로 지붕을 이은 마을의 정자.
[개설]
모정은 마을 주민들에게 개방된 마루로 된 정자로서 전라도 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농경 문화의 유산이다. 모정은 시정, 유산각, 농청, 농정, 동각, 양청 등과 같은 명칭으로 두루 쓰인다. 모정은 마을 사람들이 여름철의 더위를 피하여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자, 다양한 농사 정보를 주고받는 정보 교류의 공간이다. 또 마을 대소사를 논의하는 대화의 공간이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곳이다. 때로는 민요를 부르기도 하는 곳으로서 정치·사회·문화·예술의 교류 공간이기도 하다.
모정은 원래 띠지붕이거나 지푸라기 지붕이었는데, 이는 농사일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정의 위치도 정자처럼 경치가 좋은 산이나 강가 보다는 농경지를 배경으로 지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모정은 대개 마을과 가까운 전답 주변의 정자나무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반듯하고 고급스런 재목을 사용하지 않고 현판도 걸지 않아 특별한 이름도 없이 그저 ‘○○마을 모정’이 대부분이다.
[특징]
모정은 주로 여름 한 철에 잠깐 사용되는데, 누구나 논밭에서 일을 하다가 지치면 불볕더위를 피해 누워 쉴 수 있는 곳이다. 누정이 양반층의 향유물로 양반 계층 선비들의 휴식처라면 모정은 평민층에서 주로 이용해온 농부들의 휴식처인 셈이다. 여름밤 더위를 피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랑방이다. 유두, 칠석, 백중 같은 명절에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풍물을 치고 노는 마을 잔치를 벌이는 장소이다. 마을 주민들의 회의 장소로 이용되어 품앗이, 기쁘고 슬픈일에 쓰이는 도구 준비 등 대소사를 의논하는 곳이며, 마을의 효자를 선정하여 추천하고 불효자를 벌주는 공개 재판장이었다. 또한 생활 속에서 젊은이들이 노인들에게 예의범절을 배우는 학습의 장이기도 했다.
[현황]
모정은 과거에도 많았지만 지금은 더욱 많아 거의 소단위 마을마다 하나씩 있어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오래된 모정은 그다지 많지 않으며, 상당수가 지붕을 칼라 강판으로 교체하였다.
공음면 선동리 선동마을의 모정처럼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오래된 모정이 낡아 헐어버리고 새로운 모정을 지은 경우가 많다. 간혹 고수면 우평리 독실마을이나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의 모정처럼 처음에 지은 모정과 후대에 새로 지은 모정이 공존하기도 한다.
농업의 기계화로 예전처럼 농부들이 모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경우는 드물어졌으며, 농촌 인구의 감소와 노령화로 마을의 노인들이 한가롭게 담소를 하는 장소가 되었다. 남녀노소의 구분이 엄격하던 시기에는 여성들은 모정을 쉼터로 이용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할머니들 차지가 되었다고 한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겨울철에는 경로 회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닐로 씌워 두거나 텅 빈 모정에 시래기나 나물 종류를 널어 말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