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600044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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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口碑傳承 |
이칭/별칭 | 구전예술(口傳藝術),구승예술(口承藝術),민간예술(民間藝術),민속예술(民俗藝術)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광주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송기현 |
[정의]
광주광역시에서 말과 기억을 바탕으로 전승되는 민간예술.
[개설]
구비 전승(口碑傳承)은 말과 기억을 토대로 전해지는 언어 예술을 일컫는다. 구비 전승은 다양한 이칭으로 부르는데, ‘구전예술(口傳藝術)’, ‘구승예술(口承藝術)’, ‘민간예술(民間藝術)’, ‘민속예술(民俗藝術)’ 등이 있다. 구전(口傳)과 구승(口承)은 단순히 입으로 전해진다는 의미가 강하며, 민간과 민속은 계층성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입으로 전하는 언어 예술’이라는 의미를 충분히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 ‘구비(口碑)’는 입으로 전하되 그것이 빗돌에 새긴 것과 같이 변하지 않은 ‘말의 빗돌’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구비 전승은 단순한 구전이 아닌 인간의 인식과 감정을 말에 새겨 놓은 언어예술이란 의미를 지니며, 더불어 계층성에 구애 받지 않은 보편의 언어 예술이라는 뜻을 내재하고 있다. 구비 전승의 하위 항목에는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 등이 있다.
[설화]
광주광역시에는 다수의 설화(說話)가 전승되고 있다. 설화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옛날이야기이다. 설화는 신화, 전설, 민담으로 분류된다. 설화는 문학이기 이전에 미디어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사건을 직간접으로 경험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이 경험한 사건을 문자로 기록할 수 없다. 그래서 설화는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의 경험적 인식이 투영된 담론의 성격을 지닌다. 광주광역시의 설화는 인물전설과 지명전설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교훈담 중심의 민담이 전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인물전설은 '김덕령 전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명전설은 사찰연기설화, 산과 저수지 관련 지명전설, 풍수 관련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민요]
민요(民謠)는 노래로 된 구비 전승이다. 민요는 노래이기에 음악이면서 문학이고, 가사는 율문(律文)으로 되어 있다. 노래가 아닌 것은 민요가 아니며, 구비 전승이 아닌 것은 민요가 아니다. 민요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첫째, 민요는 비전문가인 기층 사람들이 부른 노래이다. 전문적인 특수 집단이 부른 노래는 기억하기에 부담이 크고 세련되어 있어서 일정한 수련을 거쳐 의식적으로 배워야 하지만, 민요는 기억하기에 부담이 그리 크지 않을 뿐 아니라 단순해서 의식적인 수련 없이도 배울 수 있다. 둘째, 민요는 기층 사람들이 널리 부를 뿐만 아니라, 음악적·문학적 성격도 기층적 특성을 지닌다.
민요는 기층 사람들이 생활·감정·사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노래이다. 셋째, 민요는 순수하게 기층 사람들의 예술이다. 설화, 속담, 수수께끼는 기층 사람들의 것이지만 지배층과 공유하는 구비 전승이다. 넷째, 민요는 생활상의 필요에서 창자(唱者)가 스스로 즐기는 노래이다. 즉, 노동을 하거나, 의식을 거행하거나, 유희를 하면서 부른다. 그래서 민요는 창자 자신에게 충실하다. 민요는 기층민의 의식을 충실히 반영하면 되지 다른 누구의 평가도 받을 필요는 없다.
광주광역시의 민요는 용전들노래, 「서창 들노래」 등 집단의 논농사 노동요, 「콩밭매기 노래」, 「길쌈노래」, 「베틀노래」 등 여성 노동요, 「상여소리」, 「달구질소리」 등 의식요가 전승되고 있다.
[무가]
무가(巫歌)는 무속인이 무속의례에서 가창하는 구비 전승이다. 무가는 무속인이나 무속의례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설화와 민요는 일반 사람들에 의해 생산된 구비 전승이다. 반면에 무속(巫俗)은 무속인이라는 특수 집단의 전유물이며, 일반 사람들은 그 전승에 참여할 수 없다.
무가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주술성이다. 무가는 무속의 기능인 점복·치병·예언의 주술적 효과를 실현할 목적으로 불려진다. 둘째, 신성성이다. 무가는 그 청자가 신(神)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 사람들이 들을 수 있으나, 그들은 구경꾼일 뿐이며 무속의례의 일부를 담당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가는 인간인 청자가 없어도 얼마든지 가창될 수 있다. 셋째, 전승이 제한되어 있다. 무가는 무속인이라는 특정 집단에 의하여 전승되고 있으며, 무속인의 사제 관계나 무속의례를 공동으로 하는 과정에서 전승이 이루어진다. 또한, 설화나 민요는 평이한 내용으로 쉽게 전파될 수 있으나, 무가는 양도 많으면서 내용도 어려워서 일반 사람들을 통한 전승이 어렵다.
넷째, 오락성이다. 무가는 오락적 요소가 많다. 그것은 무속의례가 기층 사람들의 큰 구경거리 구실을 해 왔기 때문이다. 무속의례가 흥미롭다는 점에는 무가가 문학적으로도 흥미롭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기에 무가가 문학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다섯째, 무가는 율문으로 전승된다. 무가의 악곡은 대개 그 지방의 민요곡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서사무가와 같은 장편무가는 4음보격으로 듣기 좋게 구송(口誦)된다.
광주광역시 무가는 「오구풀이」, 「제석풀이」, 「성주풀이」, 「손님풀이」 등이 전승되고 있다.
[판소리]
판소리는 창자와 고수(鼓手) 두 사람이 공연하는 구비 전승이다. 고수는 앉아서 북으로 반주하고, 창자는 서서 북 반주에 맞추어 창과 아니리, 발림으로 이야기를 엮어 간다. 판소리는 17세기 중엽 이후 전라도 지역에서 발생하였다. 판소리의 기원설은 다양하다. 설화 기원설, 강창문학 기원설, 광대소학지희 기원설, 서사무가 기원설 등이 있다.
유진한(柳振漢)[1711~1791]은 1754년(영조 30) 「만화본 춘향가(晩華本春香歌)」를 짓는데, 여기에 판소리 열두마당이 기록되어 있다. 판소리 12마당은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변강쇠타령」, 「배비장타령」, 「강릉매화타령」, 「옹고집」, 「장끼타령」, 「왈짜타령」, 「가짜신선타령」이다.
19세기 초반부터 판소리 명창이 등장하는데, 권삼득, 고수관, 송흥록, 염계달, 모흥갑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사설과 음악을 독창적으로 창작해서 더늠[판소리 명창들에 의하여 노랫말과 소리가 새로이 만들어지거나 다듬어져 이루어진 판소리 대목]을 가지게 되었고, 후배와 제자에게 자신의 소리를 전수하면서 유파를 형성한다. 19세기 신재효(申在孝)[1812-1884]가 판소리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면서 판소리 후원자로 나섰는데, 이날치, 박만순, 전해종, 정창업, 김창록 등 명창을 지원했으며, 최초의 여류 명창 진채선과 허금파를 배출하였다. 판소리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극 형식을 강화한 창극으로 변화를 꾀했다. 판소리의 유파는 크게 동편제와 서편제로 나눌 수 있으며, 고제로 중고제가 있다. 이후 동초제, 보성소리 등이 판소리 유파로 자리를 잡았다.
광주광역시는 서편제의 주요 전승 지역이다. 광주광역시는 남도창동편제[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남도판소리[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호], 판소리춘향가(동초제)[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6호], 판소리고법[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1호]를 지정 문화재로 보존하고 있다. 또한, 많은 판소리 명창들이 광주광역시에서 출생하거나 활동하였다. 김창환, 공대일, 박동실, 박옥심, 박정자, 임방울, 정광수, 천대응, 한승호, 한애순 등이 광주광역시를 대표하는 판소리 명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