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40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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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地神- |
영어공식명칭 | Jisinbapgi|The Folk Game for Rich Year |
이칭/별칭 | 매귀,마당밟이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남도 당진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순희 |
[정의]
충청남도 당진에서 음력 정초에 농악대들을 중심으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하던 민속놀이.
[개설]
지신밟기는 충청남도 당진에서 음력 정초에 행하던 일종의 마을굿이다. 마을 사람들이 농악대를 앞세우고 집집마다 돌며 땅을 다스리는 신령을 달래어 연중 무사를 빌면 집주인은 음식이나 곡식, 돈으로 이들을 대접한다. 마당밟이, 뜰밟이, 집돌이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연원 및 변천]
지신밟기는 정월에 평신이 온다는 초이틀부터 시작하여 정월 보름 사이에 행해지던 당진의 세시 풍속이다. 악귀를 물리쳐 각 가정과 마을의 안녕과 풍년, 풍어를 기원하고, 지신을 달래고자 하는 마을 행사이다. 마을의 농악대들이 각 가정마다 다니면서 축원을 해 준다. 동시에 부락민의 안녕과 단결을 꾀하는 부수적 효과도 도모한다. 지신밟기가 언제, 어디서 비롯하였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삼국지』의 「동이전」을 보면, 마한 풍속에 5월, 10월에 귀신에게 제사하고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는 기록이 있어 여기에서 유래하지 않았나 추측한다.
[절차]
지신밟기는 보통 기수, 사대부, 포수, 팔대부 등이 앞에 서고, 악대가 뒤에서 따르며 마을의 각 가정을 찾아 돌면서 춤과 창으로 지신을 달래고 연중 무사하기를 빌었다. 그러면 집주인은 곡식이나 금전을 주기도 하고, 음식을 내어 이들과 함께 즐기기도 했다. 대개 마을 두레 농악대가 정월에 각 가정을 돌아다니며 축원을 했는데, 먼저 두레 농악대가 마을로 진입하는 것을 알리는 풍악을 친 다음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공동 우물에서 샘굿을 하는데, 샘굿은 풍악과 상쇠의 덕담이 주가 되었다. 그 후 각 가정을 방문하며 축원하는데, 문 앞에서는 문풀이굿을 하면서 주인에게 만복(萬福)이 들어갔다고 고하면서 문을 열라고 했다. 문 안에 들어가서는 부엌, 장독대, 변소, 마구간 순서로 풍악을 하고 축원을 한 다음에 대청으로 왔다. 부엌에서 축원할 때는 조왕신인 화신에게 덕담을 하는데, 부엌은 불을 사용하는 곳이고 불을 태우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액을 태운다는 뜻으로 쇠를 치면서 "누릅세, 누릅세, 조왕 지신 누릅세!" 하고 외쳤다. 장독대에서는 터주 굿을 하는데, 이는 터주 신에게 축원하는 것으로 풍악을 하고 상쇠가 "누릅세, 누릅세, 터주 지신 누릅세!" 하고 외치면서 축원했다. 대청에서는 소반에 쌀을 담은 그릇을 놓고 고사 덕담을 했다. 고사 덕담은 대개 상쇠가 하지만 상쇠가 소리를 하지 못하면 전문 소리꾼이 하기도 했다. 대청에서 성줏굿이 끝나고 나면 마당놀이를 한 후에 집으로 향했다.
[당진 지방의 고사 덕담]
당진 지역의 고사 덕담은 대개 태평성대, 농사 풀이, 달거리, 홍수 풀이의 순으로 이어지는데, 면천면 성하리에 사는 김희군에게서 채록한 고사 덕담 사설은 다음과 같다.
① 태평성대
이 세상이 자생할 때 / 대한민국 생겼는데 / 태평세월 보내실 때 /
국태민안 시화연풍 / 범윤자 날아든다 / 이씨 한양 등극 시에 /
봉학사 추천이 생겼구나 / 학을 울러 대궐 짓고 / 대궐 앞에 육조로다 /
육조 앞에는 오영문 삼각산 / 각 도 각 읍을 마련할 때 /
관악산 수구 막아 / 동적장이 조소 되니 / 왕십리는 청룡 되고 /
만리재는 백호로다 / 경기 같은 정승네는 / 이십사관 마련하고 /
경상도로 내려가서 / 오십삼관 마련 후에 / 전라도로 돌아들어 /
삼십육관 마련터니 / 충청도라 당진군 면천면 / 이 고을 ○씨 가정 /
이댁 면내는 대연내요 / 이댁 동중은 대동중 / 천추 같은 많은 세월 /
태평연월 발원이요 / 글란 그리도 하거니와
② 농사풀이
이댁 가중전에 서방님네 / 농사 한철 지어 보세 / 높은 데는 깎아 내고 /
낮은 데는 채워 놓고 / 네모반듯 만든 후에 / 어떤 농사를 지었느냐 /
논농사를 지어 보냐 / 물이 많아 고래실이며 / 물이 적어 건답이냐 /
천추 바래기 봉천지기 / 여기저기 벌려 놓고 / 어떤 벼를 심었드냐 /
일찍 먹이 유월벼 / 마당 쓸어라 검불벼 / 효자 먹이 돼지찰 /
알록달록 까투리쌀 / 벼부느다 등 터지기 / 여기저기 심어 놓고 /
김제 만경 사발벼에 / 여주 이천 자채벼 /광주분와은 양푼벼에 /
뱅뱅 돌려라 상오찰 / 키가 작아 난장이벼 / 여기저기 심어 놓고 /
보리농사도 심어 보자 / 어떤 보리를 심었느냐 / 아모보리 육모보리 /
봄보리며 가을보리를 / 여기저기 심어 놓고 / 두태 농사 지어 보자 /
혼자 먹어 하나콩 / 양주 부처 두말콩 / 천리 타향엔 강남콩 /
성내었다 푸르대콩 / 올콩졸콩 질금콩 / 여기저기 심어 놓고 /
세월이 여류하여 / 가을걷이나 하여 보세 / 장탈이 같은 종놈들은 /
깔딱낫을 잘 갈아서 / 이리로 걸어 저리로 베고 / 저리로 걸어 이리로 벨 때 /
앵무 같은 종년들은 / 또아리 바쳐 쳐들이니 / 댓다 그것 못 쓰겠다 /
양태바리로 쳐들어라 / 앞마당에 앞 노적은 / 조명대주 노적이요/
뒷바다의 뒷노적은 / 슬하 자손 노적이니 / 마음가짐 잡순 대로 /
슬하 자손은 만세영하고 / 당생 부모 천년수하니 / 세상천지 벗님들아 /
이런 기쁨 또 있으랴
[당진 민속지(唐津民俗誌)]
③ 달거리
이 댁 가중 한 가중에 / ○씨 건명 ○씨 곤명 / 달거리가 세다 하니 /
달거리나 풀고 가자 / 정월이라 드는 액은 / 이월이라 영등일에 /
정화수로 막아 주고 / 이월에 드는 액은 / 삼월이라 삼짇날에 /
강남 제비 돌아올 때 / 제비추리로 막아 주고 / 삼월에 드는 액은 /
사월이라 초파일에 / 석가여래 탄생일에 / 단등놀이로 막아 주고 /
사월에 드는 액은 / 오월이라 단오절에 / 그네줄로 막아 주고 /
오월에 드는 액은 / 유월이라 유두일에 / 밀전병으로 막아 주고 /
유월에 드는 액은 / 칠월이라 칠석일에 / 견우직녀 상봉 시에 /
오작교를 떠받치던 / 까막까치 머리로 막아 내고 / 칠월에 드는 액은 /
팔월이라 한가위에 / 송편굽이로 막아 내고 / 팔월에 드는 액은 /
구월이라 중구절에 / 사당 차례 정히 할 때 / 국화주로 막아 내고 /
구월에 드는 액은 / 시월이라 상달인데 / 무시루 떡으로 막아 주고 /
시월에 드는 액은 / 동짓달 동짓날에 / 동지 팥죽으로 막아 내고 /
동지에 드는 액은 / 섣달그믐 제석일에 / 흰가래떡으로 막아 내고 /
백지 한 장에 둘둘 감아 / 막걸리 한 잔 척 끼얹어 / 원주 월강에 소멸하니 /
글란 그리도 하거니와
[당진 민속지(唐津民俗誌)]
④ 홍수 풀이
작년 같은 험한 세월 / 꿈결같이 다 보내고 / 금년 새해에 접어들어 /
홍수 대살이 세다 하니 / 홍수 대살을 풀고 가자 / 살 풀었다 해상살 /
해상 벗어 몽생살 / 몽생 벗어 탈생살 / 산에 오르리 산신살 /
물로 들어 용왕살 / 들로 가니 야채살 / 고갯마루 서낭살 /
안마당에 희롱살 / 바깥마당에 벼락살 / 부부지간 곰방살 /
부자지간 부전살 / 내외지간 불화살 / 형제지간 불목살 /
나라님께 불충살 / 혼인 장사 주당살 / 도적 맞아 신물살 /
살인난 데 제명살 / 온갖 액살 휘몰아다 / 금일 도사반에 도액 쳐서 /
원각 월랑에 소멸하니 / 이런 경사가 또 있을까 / 글란 그리도 하거니와
[당진 민속지(唐津民俗誌)]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지신밟기는 마을 사람들이 각 가정을 돌며 마당이나 뜰, 장광, 부엌, 등 집터 곳곳의 지신을 밟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집안 곳곳에 좌정하고 있는 조왕신, 성주신 등 지신이 함부로 동하지 못하게 하는 주술적인 성격을 담고 있으며, 풍물과 축원을 통한 공동체적인 농경 문화를 엿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