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시흥 지역에서 애국 계몽 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된 학교 설립과 근대 서양 문물 교육 운동.

[개설]

국권 상실의 시기인 1905년부터 1910년까지 전국적으로 벌어진 교육 계몽 운동의 영향으로 지금의 경기도 시흥시에서도 여러 학교가 설립되었다. 1906년 정윤영(鄭允永)이 세운 학교를 필두로 1908년 창흥측량학교(昌興測量學校)가 설립되었으며, 흥인의숙(興仁義塾)과 진명의숙(進明義塾)도 설립되었다. 당시 학교는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애국심을 높이고, 근대 서양 문물을 가르치는 데 힘썼다.

[역사적 배경]

1905년 을사조약(乙巳條約)이 강제 체결되자 “교육과 식산(殖産)으로 실력을 양성한다.”는 자강 운동(自强運動)이 벌어졌다. 교육 계몽 운동은 조선의 젊은이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고 인재를 양성해 국권 회복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전국적인 학교 설립 운동으로 나타났다. 각지의 인사들이 사립학교를 설립하는 일에 나섰다.

[경과]

『황성신문(皇城新聞)』과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 등의 신문은 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지방 유지들이 학교 설립 주체로 나설 것을 촉구하였다. 고종 황제도 1906년 광학조칙(廣學詔勅)을 반포해 학교 설립을 지시하였다. 각 지방 군수들과 지역 유지들도 이에 호응해 학교를 세우는 일에 나섰다.

경기도 시흥에서 교육 계몽 운동에 호응해 처음으로 세워진 사립학교는 인천부 황등천면 중림리[지금의 시흥시 과림동]의 큰 부자 정윤영이 1906년에 세운 학교이다. 이 학교는 학교 이름이나 규모, 학생 수 등을 알 수는 없지만, 비교적 이른 시기인 1906년에 이미 시흥에 사립학교가 설립되었음을 보여 준다. 1908년에는 인천부 황등천면 두곡리[지금의 시흥시 과림동]에 사는 전우태(全宇泰)가 창흥측량학교를 설립하였다. 창흥측량학교는 교명에서 드러나듯이 측량 기술을 가르치는 전문 학교였다.

한편 인천부 신현면 국동[지금의 시흥시 포동]에는 1908년 엄선영(嚴選永)이 흥인의숙을 세웠다. 엄선영은 자신의 집을 학교로 사용했는데, 흥인의숙 학생은 30여 명이었으며 주로 신학문을 가르쳤다. 또한 인천부 신현면 국동에는 1908년 정형택(鄭炯澤)이 아우 정우택(鄭禹澤)과 함께 설립한 진명의숙이 있었다. 정형택은 자신의 집을 학교로 사용하였으며, 자신의 돈으로 교과서를 구입해 학생 30여 명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진명의숙은 주간에 공부를 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노동야학과를 부설하였다.

인천부에 속했던 소래 지역은 학교 설립 기록이 남아 있으나, 수암 지역과 군자 지역의 교육 계몽 운동기 학교 설립 기록은 없다. 다만 당시 신문 기사에는 수암 지역과 군자 지역이 속했던 안산군에서도 군수가 적극 학교 설립을 독려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수암 지역과 군자 지역에서도 여러 학교가 설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

교육 계몽 운동기에 설립된 학교들은 대부분 1895년 소학교령에서 규정한 과목을 가르쳤다. 한문과 성리학 등 일부 전통 교육과 영어·화학·천문학 등 외래 근대 교과목을 접목한 교육이었다. 또한 체육·음악·미술 등 예체능 과목도 있었고, 군사 훈련도 교과목으로 편성되었다.

경기도 시흥 지역에 설립된 학교 학생들의 현황이나 졸업생 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는 매우 부족하다. 다만 실력을 양성하고 인재를 육성한다는 교육 계몽 운동의 취지에 걸맞게 애국심을 고취하고 근대화를 역설하는 교육이 실시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의의와 평가]

1908년 통감부(統監府)의 사립학교령, 교과용 도서 검정 규정 등 애국적 교육을 억누르려는 정책 속에서도 경기도 시흥 지역에 여러 학교가 설립·운영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당시의 학교들은 애국주의에 입각한 민족의식을 높이고 근대 서양 문명을 가르치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시대 제약으로 인해 대중적인 교육으로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