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01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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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中巨里堂山 |
영어음역 | Junggeo-ri Dangsan |
영어의미역 | Shrine-Mountain in Junggeo-ri |
이칭/별칭 | 중거리 할아버지당,상거리 당산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유형 유산 |
유형 | 유적/민간 신앙 유적 |
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 878-26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송화섭 |
성격 | 풍수 비보 선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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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시기/연도 | 1803년 |
소재지 주소 |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 878-26 |
소유자 | 고창군 |
문화재 지정번호 | 중요민속문화재 제14-2호 |
문화재 지정일 | 1969년 12월 15일 |
[정의]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에 있는 조선 후기 당산.
[개설]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은 자연재해를 예방할 목적에서 1803년(순조 3) 고창읍 주민들이 합심 협력하여 고을 중심에 세운 풍수비보 기능의 석주이다. 문화재청 지정 명칭은 중거리 할아버지당이고 현재 중거리 당산[중요민속문화재 14-2]으로 부르는 것이 적합하다. 상, 중, 하 삼거리 중 상거리에 있는 당산이다.
[위치]
고창읍 중심지에서 남쪽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
[형태]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은 보주형 상륜부를 갖춘 사각 기둥의 화강암 석주이다. 석주는 높이가 328㎝, 상륜부의 보주가 65×65㎝ 크기이다. 석주의 한 면에는 “천년완골흘연진남계해삼월일(千年頑骨屹然鎭南癸亥三月日)”이라 쓰여 있어 1803년 3월에 남쪽을 누르기 위하여 세운 석주가 천 년 동안 꼿꼿하게 세워져 고창읍의 터를 평안하게 유지해 주기를 소망하면서 세운 석주임을 알 수 있다.
[의례]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은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고창 오거리 당산제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상거리에 있는 당산인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에는 할머니당산과 할아버지당산이 위치하고 있다. 할머니당산은 도로 옆에 위치해 있고, 불교의 당간 영향을 받은 조형 선돌이며, 할아버지당산은 그 옆 골목에 자연 선돌로 세워져 있다.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은 1803년에 중앙 당산[지정 명칭 중앙동 할아버지당], 진서화표 석주[지정 명칭 하거리 할아버지당]와 함께 조성되었다. 고창 오거리 당산제는 중거리 당산에서 거행된다. 중거리 당산을 제외한 진서화표 석주[지정 명칭 하거리 할아버지당], 중앙 당산[지정 명칭 중앙동 할아버지당], 교촌리 교촌 당산, 천북동 동산몰 당산은 정월 초에 각각 마을 자체적으로 당산제를 거행한다. 정월 보름날에는 4곳에서 당산제를 주관하였던 주민들이 모두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에 모여 당산제를 지낸다.
중거리 당산제는 섣달 그믐날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금줄을 두르면서 시작된다. 옛날 고창읍의 지역적인 구도는 중거리가 동부리와 서부리로 나누어졌었다. 동부리는 토착 세력들이 웅거하는 곳이고, 서부리는 다른 지역 주민들이 이주해 와 새롭게 조성된 신흥 지역이었다. 정월 대보름 중거리 당산제에서 동부리와 서부리 주민들이 모두 나와 당산제를 지낸 뒤 연등놀이와 줄다리기를 했다.
연등놀이는 연등대를 만들어 서로 부딪혀 연등대를 무너뜨리는 힘겨루기 싸움 형식으로 진행된다. 연등대에는 각각 25개의 청색, 흰색 연등이 걸린다. 연등대는 장대를 중심축으로 5개의 대나무를 횡렬로 나누어 구분한다. 동부리와 서부리의 건장한 남자들이 연등대를 드는데, 동부리에서는 푸른색의 연등대를 들고, 서부리에서는 흰색의 연등대를 든다.
각각 연등대 중간에 묶은 4가닥의 젓줄을 내려뜨려 잡고 연등대의 중심을 잡는다. 연등대가 넘어지지 않으려면 연등대를 든 이와 젓줄을 든 이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동부리와 서부리의 청년들은 같은 수로 구성되어 중거리에서 육탄전을 벌이며 연등 싸움을 벌인다. 심한 경우에는 상대방의 연등대를 올라타고 넘어뜨리는 경우도 많았다. 한쪽의 연등대가 넘어지면 승부가 끝나는데, 서로 넘어지지 않으려고 심한 몸싸움을 벌인다. 연등놀이는 돌팔매 싸움으로 번지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고창읍의 정월 대보름 연등대 싸움은 기싸움 놀이에서 차용된 것으로 보인다.
연등놀이가 끝나면 동부리와 서부리가 대결하는 줄다리기가 행해진다. 줄은 줄머리에 고 형태를 갖춘 암줄과 숫줄을 만든다. 숫줄은 동부리 사람들이 잡고, 암줄은 서부리 사람들이 잡는다. 지역적인 성향이 다른 동부리 주민들과 서부리 주민들이 총 동원되어 지역 대결의 줄다리기를 거행한다. 지역의 자존심이 달려 있기 때문에 서로 지지 않으려는 의지가 무척 강하다.
새해를 맞이하여 줄끼리 신년하례의 줄예식을 거행한다. 줄당기기를 하기 앞서 숫줄과 암줄이 서로 맞절을 하는데, 숫줄과 암줄의 맞절 예식은 숫줄과 암줄의 고에 올라탄 사령 복식을 입은 줄패장들이 줄을 탄 채로 절하는 방식을 취한다. 신랑신부가 예식을 하듯이 숫줄이 1배하면, 암줄이 2배를 한다. 숫줄과 암줄의 교배례가 끝나면 숫줄을 암줄에 끼워넣어 비녀목으로 결합시킨 뒤 동부리와 서부리 주민들이 서로 잡아당기기 시작한다. 동부리와 서부리 주민들은 지역적인 자존심을 내걸고 서로지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줄을 잡아당긴다.
줄다리기는 삼판 양승제로 승부를 본다. 줄다리기는 암수가 성적으로 결합하는 상징적인 성행위 모습을 보여주는 민속놀이다. 고창읍에서는 동부리와 서부리가 함께 만나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정월 대보름날 밤 줄다리기 외에는 없다. 1년에 한 번 동부리와 서부리 주민들이 함께 집단적으로 만나서 놀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줄다리기를 할 때에 비록 지역이 다르지만, 정을 준 연인끼리 만나 사랑을 즐기기도 하고, 점찍어둔 남녀가 서로 만나서 입맞춤을 하거나 연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줄다리기가 끝난 후에는 이긴 줄은 당산에 감고 진 줄은 태워버린다. 이긴 줄은 줄의 꼬리부터 감기 시작하여 줄의 고를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 상륜부에 씌워놓는다. 마치 용이 승천하는 식으로 감아놓는다. 줄다리기 줄을 용줄이라고 부르고, 이러한 용을 승천시키는 것으로 줄다리기를 마친다. 고창 오거리 당산제에서의 줄다리기는 암룡과 숫룡을 결합시키는 용줄다리기라 할 수 있는데, 여자 편과 남자 편으로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별로 대립하는 줄다리기라서 풍년적인 요소가 약하지만, 용신 숭배를 위한 줄다리기라는 점은 다른 지역의 줄다리기와 큰 차이가 없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당산제를 지내는데, 돼지머리와 삼실과 삼채, 팥시루떡을 차려놓고 간단하게 제례를 올리고 소지를 올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현황]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은 도로 옆에 위치하여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나, 보존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지금까지 고창 오거리 당산제가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에서 거행하던 관행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원형 복원에 충실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무형자산인 오거리 당산제도 옛 모습이 복원되어 진정한 무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기 바란다.
[의의와 평가]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희귀한 당간형 석주로서, 석주의 성격과 기능을 보여주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고을의 당산 신체로 독특한 사례이다. 주민들이 중거리 당산[지정 명칭 중거리 할아버지당]을 ‘진대’라고 부르고 있는데, 오거리 당산 석주가 풍수비보 선돌임을 분명히 말해주는 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