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950년 10월 전라북도 고창군 무장면 월림리에서 일어난 양민 학살 사건.

[목적]

인민군이 고창군 무장면 월림리 지역을 점령한 1950년 10월께 마을의 주도권을 장악한 천씨 일가와 좌익 사상을 가진 이들이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중대장 김용식의 일가 53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공비 토벌 중이던 중대장 김용식은 이 소식을 듣고 가족 살해 가담자와 부역 행위자로 지목된 월림 지역 주민 95명을 보복 사살하였다.

[발단]

6·25전쟁 중 국군과 남하한 인민군이 후퇴와 이동을 거듭하던 시기에 발생한 사건으로 예전부터 존재하던 성씨 간의 갈등과 이념 대립에서 비롯되었다. 인민군이 월림리 지역을 점령한 1950년 10월경 마을의 주도권을 장악한 천씨들과 토착 좌익들이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중대장 김용식 일가 53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곧 6·25전쟁 시기 이데올로기 갈등이 있었던 월림리 지역에서 경찰 전투대대 중대장이 자신의 일가족이 살해당한 것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심에서 시작되었다.

[경과]

공비 토벌을 위해 이동 중 가족의 피해 사실을 전해 들은 김용식은 자신의 가족 살해 가담자와 부역 행위자로 지목된 월림리 지역 주민 95명을 월림리에서 2㎞ 떨어진 고창군 무장면 도곡리 시목동 옆 계곡과 봉암산 계곡에서 보복 사살하였다. 김용식은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에서 천씨 측이 자신의 가족들을 몰살한 것에 대한 원한 때문에 복수하였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사살을 지휘하였다고 인정하였다. 또 김용식은 이 사실을 대대장에게 보고하였고 대대장 지침에 의해 그들을 살해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사실을 보고받은 상급 지휘관인 전라북도경찰국 제18전투대대 대대장, 전라북도경찰국장 등은 토비 처벌이라는 명분 아래 89명의 마을 주민이 불법 살해된 사실을 인지하였을 개연성이 크지만, 사건 발생 후 3일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

고창월림사건으로 95명 중 89명이 희생되었으며 부상자를 포함하여 6명은 생존하였다. 희생자 중 여성과 청소년, 어린이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무차별 총격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희생당한 일부가 고창 지역을 점령하였던 인민군에게 부역 행위를 한 사실이 일부 밝혀졌다. 국가는 1956년 총살을 진두지휘한 전라북도경찰국 제18전투경찰대대 제3중대 중대장 김용식에게 15년 형을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유족들은 좌익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는 등 명예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2007년 11월 20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고창월림사건의 진실을 규명하였다.

[의의와 평가]

고창월림사건은 6·25전쟁 중 국군과 남하한 인민군이 후퇴와 이동을 거듭하던 시기에 발생한 사건으로 예전부터 존재하던 성씨 간의 갈등과 이념 대립에서 비롯된 참극이다. 무장한 경찰 부대가 공비 소탕, 부역자 처벌이라는 공적인 임무 수행을 내세워 비무장·비교전 상태의 민간인을 집단 살해, 공권력이 불법 남용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는 사건 당시 김용식을 사법 처리하기는 하였으나,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아울러 천씨 일가의 집단 희생 사건에 대해서는 진실이 규명되었으나, 이 사건의 발생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 지방 좌익 세력에 의한 김용식 일가 집단 희생 사건에 대해서도 추후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 명예 회복 조치와 전시 민간인 보호를 위한 법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와 상생을 위해 김용식와 천씨 양측에 대해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아픈 상처를 서로 사과하고 화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