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304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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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Seotdal Geumeumnal |
영어의미역 | Lunar New Year's Ev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강원도 강릉시 |
집필자 | 장정룡 |
[정의]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음력 12월 30일.
[개설]
섣달그믐날은 한 해의 마지막이므로 새벽녘에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새해를 맞이한다. 송구영신의 수세는 지나간 시간을 반성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통과의례이다.
[명칭유래]
섣달은 마지막 달을 말하고 그믐날도 달의 운행 상 그믐달을 뜻하는 것이다. 이 날을 제석(除夕)이라 한 것은 ‘제’(除)가 ‘구력(舊曆)을 혁제(革除)한다’는 뜻이다.
[연원]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지나가는 한 해를 지키는 풍습을 수세(守歲)라 한다. 수세는 ‘장등(長燈)’ ‘해지킴’ ‘밤세우기’ 등으로도 부르는데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인가에서는 다락·마루·방·부엌에 모두 등잔을 켜놓는다. 흰 사기접시 하나에다 실을 여러 겹 꼬아 심지를 만들고 기름을 부어 외양간, 변소까지 환하게 켜 놓으니 마치 대낮같다. 그리고 밤새도록 자지 않는데 이것을 수세라 한다. 이는 곧 경신을 지키던 유속이다”라고 하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새벽에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는데 그 유래는 섣달 중 경신일(庚申日)에는 자지 않고, 밤을 지켜야 복을 얻는다는 경신수세의 도교풍속에서 나왔다 한다.
강릉설화에서 전하기로는 섣달 그믐날 잠을 자면 영원히 자는 것과 같이 죽음을 뜻하기 때문에 밤을 샌다고 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날과 그 전 해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한다. 섣달 그믐날 잠을 자면 계속 연결하여 새 날을 맞이할 수 없다는 관념에서 수세의 풍속이 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집안곳곳에 밤새 불을 켜두며 광명이 비쳐서 복이 들어오고 잡귀를 쫓는다고 믿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 하나씩 식구불로 정해 점을 치는데 새해 고생할 사람의 불은 가물거리고, 운 좋은 사람의 불은 빛이 좋다고 한다. 또한 개를 키우는 집에서는 섣달 그믐날 불을 밝혀두면 새해에 개가 잘 큰다고 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수세의 풍속은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설계하면서 송구영신하는 풍속인데, 이 날 밤에는 밤을 새우기 위해 윷놀이나 화투를 치면서 노는데 주부들은 세찬 준비로 바쁜 가운데 감주나 과줄, 호박엿 등을 내놓는다. 섣달 그믐날은 한 해를 결산하는 마지막 날이므로 밀린 빚이 있으면 이날 안에 갚고, 그러지 못하면 정월 보름 이전에는 빚 독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섣달은 ‘남의 달’이라 하여 한 해를 조용하게 마무리한다. 성주·조왕 등 가신에게도 불을 밝혀주는데 예전에는 종지에 기름을 붓고 심지를 만들어 넣어 불을 켰다. 섣달에는 매사를 정리하고 큰 물건을 사지 않으며, 솥을 사면 거름에다 엎어두었다가 그믐날에 부엌 아궁이에 걸면 탈이 없다고 한다. "섣달 그믐이면 나갔던 빗자루도 집 찾아온다.”고 하여 ‘막가는 달’에 마무리를 잘 하는데 “숟가락하나라도 남의 집에서 설을 지내면 서러워서 운다.”는 말이 있으므로 전에 빌렸던 남의 물건도 모두 돌려주고 돈도 꾸지 않으며 혼인도 하지 않고, 연장도 빌려주지 않는다.
강릉에서는 섣달 그믐날에 묵은세배, 수세, 만두차례, 연말 대청소 등과 같은 행사를 한다. 섣달 그믐날을 ‘묵은 설’이라 하여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일가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는데, 이를 ‘묵은세배’라 한다. 강릉지역에서는 저녁 식사 전에 묵은세배를 하고, 저녁에 만둣국으로 차례를 올린다. 이것을 만두차례, 만두차사, 국제사라고 부르며, 만둣국·동치미·삼실과·포 등을 차려서 조상님께 올린다.
또한 강릉에서는 섣달 그믐날 만두를 먹어야 나이를 더 먹는다고 하여 만둣국을 먹는 풍습이 있다. 만두를 만들 때 하나의 만두 속에 엄지손톱만한 작은 만두를 여러 개 넣어 만든 복만두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차례가 끝난 후 저녁을 먹기 위해 만둣국을 끓일 때 복만두를 넣어 끓이는데, 이것이 들어간 그릇을 받는 사람이 신년 복을 가져간다고 점친다. 소를 키우는 집에서는 만두를 소에게 먼저 먹이고 식구들이 먹는다.
[현황]
요즈음 강릉 지역의 섣달 그믐날 수세풍습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양력 12월 31일 밤 자정을 기해 강릉시청 앞 임영재종 종각에서 33번의 제야종을 치는 것이다. 33번은 108번을 줄여서 치는 것으로 불교의 33천에서 유래한 것으로 도리천 하늘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