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3036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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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出産儀禮 |
영어음역 | chulsan uirye |
영어의미역 | childbirth ritual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강원도 강릉시 |
집필자 | 정호희 |
[정의]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의례.
[개설]
출산의례는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질병이나 외부환경으로부터 태아와 임산부, 나아가 신생아와 산모를 보호하기 위해 행해지던 의례다. 넓은 의미에서는 기자속, 산전속, 산후속, 육아속 등도 출산의례라 할 수 있다.
[내용]
1. 기자속
자식을 얻기 위해 행하는 민속의례이다. 기자행위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치성기자와 특정사물이나 음식물에 의지하는 주술기자가 있다. 치성기자는 산이나 절 또는 집안에서 비는 행위인데 남아를 바라는 경우에 많이 행한다.
강릉 지방에서는 산의 개울가에서 비는 것을 ‘독치성’이라 한다. 부부가 함께 가기도 하고, 부인 혼자 가기도 하는데 몸이 깨끗해야 하고 부정한 일이 없을 때만 가능하다. 새벽 닭소리가 나기 전이나 정오에 쌀·향·초·실·소지종이를 준비하여 차려놓고 빈다.
연곡면 소금강에 있는 거암에서도 치성을 드리는데 거암 사이의 구멍을 기어 나와야 득남한다고 하며, 송라사의 뒤에 있는 기자암에서는 그 바위 위에 돌을 놓고 돌리다가 그 돌을 떼었을 때 떨어지지 않고 붙으면 아들을 얻는다 한다. 절에 가서 드리는 경우는 특별한 날짜를 따로 정하지 않고 강릉 인근의 절에 가서 비는데, 음력 4월 초파일, 7월 칠석, 9월 9일을 택해서 3번 가는 경우도 있다.
주술기자로는 아들 낳은 사람의 속옷을 빌려다 입거나 여름 단오날 아침에 익모초를 뜯어 저녁 때 두드려 물을 붓고 약수건에 짜서 장독 위에 놓았다가 밤새 이슬을 맞혀 이튿날 새벽 부인이 먹는다. 학산마을에서는 정정쑥과 익모초를 삶아 엿과 함께 고아 환약을 만들어 먹거나, 치자와 대추씨같이 생긴 풀뿌리에 어린아이 오줌과 소금을 부어 볶은 다음 방아로 쪄서 가루를 내어 환약을 만들어 먹는데, 한 번에 50알씩 하루 3번 먹으면 아들을 얻는다고 한다.
이외에도 남의 집 금줄에 달린 고추를 훔쳐다가 씹어 먹거나, 문중의 대표로 추대되었을 때 벌이는 잔치인 ‘문중우배잔치’ 때 나무기러기에 걸어두었던 밤이나 대추를 먹기도 한다.
2. 산전속
태몽, 태몽점, 금기 등이 있다. 강릉의 경우 아들 꿈은 호랑이·용·태양·무·송이버섯·호두·밤송이·장닭·까만 콩·고지바가지·풋호박·파란 고추 등이며, 딸 꿈은 달·구름·반지·은장도·세숫대야·물고기·대추·청룡·밤송이·빨간 고추·봉지 담배 등이다.
태몽점으로는 산에 가서 송이버섯, 고비를 꺽거나 황룡을 타고 올라가거나 상제의 방립을 가져오거나, 물속에서 돌을 나오는 꿈은 아들을 낳고 크게 되는 길몽으로 여긴다. 반대로 짐승을 보고 잡는 꿈이나 뱀이나 시시한 짐승을 보는 꿈, 과일이 썩은 것이나 꼭지가 무른 꿈은 흉몽으로 여긴다.
금기는 임신 3개월 안에 오리고기, 닭고기, 문어고기, 개고기를 먹는 것을 피하며, 상갓집에서 온 음식을 먹지 않고, 가족들까지 상갓집에 가지 않는다. 짐승을 잡거나 불이 난데 가거나 약물을 먹거나 부뚜막을 고치거나 못을 박는 일도 금한다. 모서리나 이음새에 앉지 않으며 두부도 깨진 것은 먹지 않는다.
3. 산후속
해산준비, 삼신 모시기, 태의 처리 등이 속한다. 순산을 하기 위해서는 날달걀을 3개 정도 먹고, 순산한 여자의 치마를 빌려다 입는다. 또 남편이 허리를 가로 타고 발로 살살 밟으면 쉽게 낳는다고도 한다. 사천면 지역에서는 집 대문을 열어 놓고 해산하면 닫기도 한다.
삼신 모시기는 산모방 또는 삼신방이라 부르는 안방 구석에 간단하게 상을 마련하여 산파나 시어머니가 매일 정화수와 쌀을 떠놓고 비는 것이다. “애기엄마 아프지 않고 쉽게 낳게 해주십시오”라든가, “삼신할머니 애기 엄마가 이렇게 누워 있으니 물처럼 바람처럼 쑥 빠지게 해주십시오”라며 빈다.
아이를 출산하면 산모가 첫국밥이라 하여 미역국과 흰 쌀밥과 간장을 먹는데, 미역을 꺾지 않고 긴 것을 그대로 넣고 미역국을 끓인다. 태는 보통 3일만에 방에서 내가는데 미역국과 메를 상 위에 올리고 “삼신할머니 산모 애기 모두 건강하오니, 애기가 울지 않게 해주시고 산모 젖이 많이 나오게 해주십시오”라고 빈 다음, 부엌 아궁이에서 태워서 땅에 묻거나 물에 버린다.
아기 옷은 복 있는 여성이 흰색으로 만들어 주는데 옷고름을 매지 않고 무명실로 옷섶을 매는데 길게 살라는 뜻이다. 아기 베개는 흰색 천속에 좁쌀을 넣어 만든다.
출산 후에는 금줄을 쳐서 부정을 막고 외부 출입을 삼가도록 하는데 아들일 경우는 왼새끼줄에다가 고추나 돌맹이를 끼워 앞 처마나 대문, 방문에 건다. 딸일 경우는 참숯이나 솔가지를 끼운다. 보통 7~10일간 걸어두는데 금줄을 빨리 걷어야 아기가 빨리 말을 배운다고 한다.
3주가 지나면 산모방을 깨끗이 치우고 방 구석에 한지나 광목으로 자루를 만들어 쌀을 넣고 미역과 함께 걸어둔다. 이것을 ‘삼신달’이라고 하는데 학산마을에서는 아기가 아프면 ‘삼신달’을 시렁에 걸고 밥과 미역국을 차려놓고 절을 하며 빨리 낫기를 기원한다. 이 ‘삼신달’은 4월 초파일이나 7월 칠석에 햅쌀로 바꾸어 넣고 쌀은 백설기를 만들어 나누어 먹는데 아기나 산모가 약을 먹을 때도 ‘삼신달’에 빌고 먹는다.
4. 육아속
수유, 첫 외출, 작명, 백일, 돌 등에 따른 행사가 속한다. 보통 아기를 낳은 지 3일만에 젖을 먹이는데 젖이 안 나오면 삼신할머니께 빌거나 국수를 삶아 구멍난 그릇에 담고 그 위에 물을 부으면서 젖이 많이 나오게 해달라고 기원한다. 세 집의 우물물을 떠다 부으면서 빌기도 한다. 젖의 양이 많을 때는 짜서 굴뚝에 버린다.
아기의 첫 외출은 손 없는 날을 택해서 10일이나 20일에 가는데 외갓집에 갔다가 돌아올 때 무명실 한 타래를 목에 걸고 돌아오면 장수한다고 한다. 회혼례나 회갑 음식을 먹여도 장수한다고 하며, 바닷가 용왕에게 치성을 올리면 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백일에는 백설기를 만들어 백 사람이 먹도록 하면 아기에게 좋다고 하며, 미역국을 끓여 나누어 먹기도 한다. 수수떡은 바람을 물리치고 액살을 막아준다고 하며, 수수하게 잘 자라라는 뜻도 있으므로 꼭 만든다.
돌은 아기가 태어난 지 1주년이 되는 때로 삼신상을 차리는 집이 있으며 돌상을 차린다. 돌상에는 돈·쌀·실·연필·책 등을 올려놓고 ‘돌잡이’를 한다.
[현황]
요즈음 출산과 관련하여 삼신상을 차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남아를 선호하는 경향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다양했던 출산의례는 의술이 발달하면서 점차 그 모습을 잃어 예전에 지켜지던 금기나 습속도 그다지 지키지 않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