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3033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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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Jilmeokgi |
이칭/별칭 | 스레씻이,스레쓰시미,호미씻이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강원도 강릉시 유천동|사천면 덕실리 |
집필자 | 장정룡,증보:이한길 |
[정의]
김을 매고 난 후 칠석(七夕)이나 백중(百中) 무렵에 농군들이 술과 음식을 차려놓고 벌이는 잔치.
[개설]
질먹기는 두레 형태의 논농사에서 생겨난 뒤풀이 민속으로, 일꾼들의 고생을 보답하는 차원에서 술과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논김을 다 매고 난 다음 써레를 씻고 잔치를 베푼다는 의미의 스레씻이, 스레쓰시미라고도 하는데, 밭농사의 민속인 호미씻이 즉 세서연(洗鋤宴)과 유사하다. 음력 칠월에 들어서면 논밭의 김을 다 매고 농군들이 한가해지므로 이 무렵에 주로 행한다.
[명칭유래]
강릉에서는 농사일을 공동으로 하기 위하여 마을단위로 조직하는 두레를 ‘질레’라고 하는데, 질먹기는 질레에 속하는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먹는다는 뜻이다.
[연원]
질먹기는 대개 논김을 다 매고 밭김을 두 벌 매고 김장을 심을 시기인 음력 7월경에 한다. 원래는 농사꾼들을 위해 집집마다 장만해온 모밥[모내기 잔칫밥]에 고등어 자반음식 등을 차려놓고 나이 순서대로 멍석자리를 깔고 앉아 음식을 즐기는 데서 비롯되었다.
[놀이장소]
강릉시 유천동의 질먹기는 대체로 모심기 작업이 끝나는 말복이 지난 다음에 하며 마을 입구의 서낭당에서 서낭신에게 먼저 술잔을 올린 다음에 풍년을 기원하며 먹는다.
[놀이방법]
일꾼들은 각자 상을 받으며 팥가루를 뿌린 모밥과 감나무 잎에 고등어 등을 싸먹는 음식들이 올려진다. 다 먹은 다음에는 풍물을 치고 놀면서 농사를 잘 지은 장원을 소등에 태워 마을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질을 먹는 풍속은 강릉뿐만 아니라 영동지역 여러 곳에서 전승되는 전통의 세시풍속이다. 강릉 유천동 외에도 사천면 덕실리에서도 그 전승이 확인되었다.
강릉시에서는 이를 민속예술로 형상화하여 2015년 제26회 강원민속예술축제에 ‘강릉사천덕실리 질먹기’란 작품으로 출연하였다. 이를 위해 사천덕실리질먹기보존회가 구성되었고, 강릉시와 강릉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안병현[인간문화재]이 감독을 맡아 출전하였다. 총5개의 과장으로 구성했는데, 제1과장은 입장과 서낭제, 제2과장은 모심기와 김매기, 제3과장은 질상차리기, 제4과장은 판례놀이, 제5과장은 뒤풀이와 퇴장으로 구성하였다.
질먹기를 할 적에는 기수, 날라리, 쇠, 징, 장구, 북 등 총 7~9명으로 구성된 두레패[농악대]가 조직되곤 했다. 두레패는 논밭에 나가고 들어올 적에 농악을 치는데, 질을 먹을 적에 차리는 상을 질살이라고 하고, 두레패의 회장이 이를 주관했다. 회장은 품삯을 계산하고 농사일의 규모와 농가의 형편 등을 고려하여 적당한 양의 술과 음식을 차려놓는다. 질상을 물린 후에는 풍물을 치고 놀면서 가장 농사를 잘 지은 농군을 장원으로 선정해 장원주[막걸리]를 상품으로 내리고 장원을 소 등에 태워 마을을 한 바퀴 돌곤 했는데, 이를 민속예술화한 작품이 바로 ‘강릉사천덕실리 질먹기’란 민속예술이었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이날 질을 먹고 나서는 동네 공동의 일을 의논하기도 하며, 집안에 장성한 아들이 있는 집에서는 ‘질을 헤친다’ 또는 ‘질을 먹인다’며 주민들에게 음식을 베풂으로써 품앗이 성년식을 치르기도 한다.
질먹기는 농사꾼들을 위로하는 먹거리 잔치이므로 농악과 곡주가 준비되며, 어느 집이 가장 농사를 잘 지었나를 살펴 장원을 정한다. 그에게는 농가에서 막걸리 한 동이를 내놓아 장원주라며 권한다.
[현황]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와 강릉시 유천동 마을에서는 주민들과 일꾼을 포함하여 20명 정도가 모여 질먹기를 하였는데, 요즘에는 기계로 김을 매는 기계짐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질먹기 풍경을 보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