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3012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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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食醢 |
영어음역 | dorumuk sikhae |
영어의미역 | fermented sandfish |
이칭/별칭 | 은어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강원도 강릉시 |
집필자 | 박진희 |
[정의]
꾸덕꾸덕 말린 도루묵에 차조밥이나 멥쌀밥, 다진 마늘, 고춧가루, 소금으로 양념하여 삭힌 젓갈.
[개설]
식해는 내장을 제거한 생선을 깨끗이 씻은 뒤 6~8% 식염에 18~20시간을 절여 소금물을 제거하고 조밥과 고춧가루, 마늘, 파 등과 혼합해 20℃에서 2~3주간 발효시켜서 만든다. 도루묵식해는 발효 과정에서 생선의 살과 뼈가 물러져 토막 친 생선 전체를 먹을 수 있으므로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강릉에서는 해산물이 풍부하여 특히 생선식해가 많이 발달하였다. 생선식해에 쓰이는 가자미, 오징어, 갈치 등은 부패하기 쉬운 재료이지만, 식해로 만들면 1개월 이상 보존할 수 있다.
[명칭유래]
도루묵을 함경도에서는 은어라고도 부르는데, 도루묵의 명칭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에 ‘묵’이라고 하는 생선이 있었다. 비린내가 별로 없어서 생선 못 먹는 이들도 그런대로 먹을 정도이고, 감칠맛은 적어 별로 인기가 없었다. 선조(宣祖)가 피난 중에 ‘묵’이라는 생선을 먹어 보고 천하일미라고 하면서 이런 좋은 생선의 이름이 ‘묵’이란 당치 않으니 앞으로 은어(銀魚)로 부르도록 명령하였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궁중에서 이 고기를 먹어 보니 옛 맛이 아닌지라 은어(銀魚)란 이름을 취소하고 옛날대로 도로 ‘묵’이라고 부르게 하라는 어명이 내려서 ‘도로묵’ 또는 ‘도루묵’이 되었다고 한다.
[연원]
젓갈은 어패류에 소금만을 짜게 넣어 저장성을 높인 염장발효식품인데 비하여, 식해는 어패류와 밥, 무채 등의 부재료를 넣고 소금 간을 약하게 하여 단시일 내에 먹는 저염장발효식품이다. 식해는 생선, 소금, 쌀을 혼합하여 숙성시킨 것으로 쌀의 전분이 분해되고 유기산이 생성되어 소금과 더불어 생선의 부패를 억제하는 보존법이다. 식해에 관한 문헌은 조선 초기까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가 조선 중엽부터 고조리서 속에 나타난다. 1600년대 말 『주방문(酒方文)』에 생선+곡물+소금의 전형적인 식해가 기록되었다. 1700년대 『역주방문(歷酒方文)』에는 생선 대신 우양, 멧돼지 껍질을 쓰고 후추를 쓴 것도 역시 식해라 하였다. 현재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는 다양한 어종을 원료로 하여 제조, 식용되고 있다.
[만드는 법]
강릉의 도루묵식해는 꾸덕꾸덕 말린 도루묵에 차게 식힌 차조밥이나 멥쌀밥, 고춧가루, 갖은 양념을 넣고 버무려 삭힌다.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에 주물러 여러 번 씻어 미끈한 진을 말끔히 씻어낸 후 꾸덕꾸덕 말려 다진 마늘, 고춧가루, 소금으로 양념하여 항아리에 담아 삭힌다. 도루묵식해는 구수하고 달며 상쾌한 맛이 난다. 도루묵식해를 만들 때 도루묵의 미끈미끈한 진을 잘 빼야 맛이 좋아지므로 여러 번 물을 갈아 가면서 도루묵을 잘 주물러 씻어야 한다. 도루묵 머리를 말렸다가 물에 불린 다음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드려서 무채와 함께 섞어 식해를 담가도 맛이 좋다.
[효능]
도루묵은 단백질의 양은 다소 적은 편이며 지질이 풍부하고, 지질의 구성상 불포화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도루묵식해는 발효 과정에서 살과 뼈가 물러져 뼈째 먹을 수 있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또한 크기가 작기 때문에 오랫동안 찜을 하거나 기름으로 튀기면 구수하게 뼈째 먹을 수 있어 발육기에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기에는 훌륭한 칼슘의 공급원이 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식해류는 강릉 지역의 제사상에도 올라갔는데 그때에는 고춧가루, 파, 마늘 등을 넣지 않고 하얀 식해를 만들어서 올렸다. 밥알이 동동 뜨는 음료인 식혜의 밥만을 떠서 대추 3조각 얹은 식혜밥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요즈음의 강릉 지역 제사상 차림에는 식해 대신에 식혜밥이 진설되고 있어 전통적인 상차림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황]
강릉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은 서해안에 비해 식해류의 젓갈이 많이 발달하였다. 이것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서 소금을 많이 생산하는 서해안에 비하여 소금이 귀한 동해안 지역의 자연환경 때문에 발달한 특성이다. 도루묵은 식해 외에도 찌개, 구이, 찜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살짝 말려서 볶거나 뼈째로 토막 낸 도루묵회도 별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