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당진시 고대면에 있는 칼바위에 대해 전해 오는 이야기.

[개설]

「칼바위 전설」은 서로 마주 보는 두 마을 사람들이 갈등하고 다투는 것을 본 신이 평화롭게 살도록 응징한다는 내용인데, 두 마을을 옹호하는 용과 거북이까지 등장하는 흥미로운 전설이다.

[채록/수집 상황]

「칼바위 전설」은 1993년 당진 문화원에서 그동안 수집 발표되었던 전설들을 모아 발간한 『당나루의 맥락(전설편)』에 수록되었다.

[내용]

옛날에 용두리 마을과 구촌리 마을에 산이 있었는데 용두리의 산은 용머리를 닮았고, 구촌리 마을의 산은 거북이를 닮았다. 그런데 두 마을의 사람들은 이상하게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들은 걸핏하면 싸움을 벌였는데 갯벌에 나가 고기를 잡다가도 싸웠고 논에 물을 대다가도 싸움을 했다.

하루는 지나가던 스님이 싸우는 것을 보고 “아무래도 이쪽 마을이 지는 형편이니 싸움을 그만하시오.” 하고 그 자리를 떠났건만 마을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싸움은 더욱 치열해져서 피를 흘리는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싸움이 치열해질수록 용두리의 용은 머리를 들고 구촌리 사람들을 노려보았고, 구촌리의 거북이도 머리를 내세워 용두리 쪽을 노려보았다.

어느 날 용두리에 사는 한 총각이 우연한 기회에 구촌리를 지나다가 어여쁜 처녀를 발견하고 밤마다 그 처녀의 집 근처를 서성거렸다.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우며 처녀를 기다리던 어느 날 새벽, 물동이를 이고 샘에 나오는 그 처녀에게 다가가 사랑을 고백하였다. 그날 이후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 두 사람은 매일 저녁 구촌리나 용두리에서 만나 사랑을 속삭였다. 그들이 사랑을 속삭일 때면 용두리 용이나 구촌리 거북이는 으르렁거리지 않고 신기한 듯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마다 집을 비우는 딸을 수상하게 여긴 아버지가 딸의 뒤를 밟아 결국 두 사람은 만나는 모습을 들키고 말았다. 그 자리에서 딸을 집으로 데려온 아버지가 날마다 감시하는 바람에 처녀는 꼼짝할 수가 없었다. 용두리 총각은 매일 저녁 처녀 집 근처에 숨어서 기다렸으나 처녀는 나올 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갔다가 여러 번 허탕을 친 용두리 총각은 화가 잔뜩 나서 돌아가는 길에 만난 구촌리 청년에게 시비를 걸어 마음껏 때려 주었다. 매를 맞은 구촌리 청년은 마을로 돌아와 용두리 총각 놈이 우리 마을에 몰래 들어와 처녀 사냥을 한다고 떠들어 댔다.

구촌리 사람들이 몽둥이와 삽자루를 들고 달려가 용두리 사람들과 싸움이 시작되었다. 구촌리 사람들이 용두리 이 집 저 집을 때려 부수는 것을 보다 못한 뒷산의 용이 머리를 번쩍 들고 으르렁거렸다. 용의 노여움에 놀란 구촌리 사람들이 도망쳐 마을로 돌아오자 이번엔 구촌리 뒷산의 거북이가 머리를 번쩍 들고 엉금엉금 기어 나오며 으르렁거렸다. 용과 거북의 싸움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모두 자리를 피했고 용과 거북은 서로 뒤엉겨 싸워서 피투성이가 되었다.

이때 하늘에서 천지가 찢어지는 듯 천둥소리가 나더니 한 자루의 칼이 하늘에서 날아와 용과 거북의 머리를 내리쳐 두 동강을 내어 죽였다. 그러더니 칼이 다시 하늘로 치솟아 십 리 남짓한 산에 떨어지면서 벼락이 치듯 큰 소리가 났는데 칼이 떨어진 자리의 땅이 점점 솟아오르더니 칼 같은 바위산이 생겨났다.

만약 용두리의 용이 거북이를 잡아먹었다면 용두리가 번창했을 것이고, 거북이가 살았더라면 구촌리가 크게 번성했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이 칼바위는 용과 거북이가 싸울 때 그 둘의 목을 치고 여기에 자리를 잡은 바위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모티프 분석]

「칼바위 전설」은 갈등 관계에 있는 두 마을 사람들과 이들을 옹호하는 용과 거북이까지 나서 걸핏하면 다투는 것을 응징하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이해와 용서하며 살 것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