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902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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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孝子金相述 |
영어음역 | Horangiui Doumbadeun Hyoja Kim Sangsul |
영어의미역 | Filial Son Kim Sangsul and Tiger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
집필자 | 김효림 |
성격 | 민담|효행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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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 김상술|집주인 |
모티프 유형 | 하늘이 감동한 효자 |
[정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에 전해 내려오는 효자 김상술 이야기.
[개설]
「호랑이의 도움받은 효자 김상술」은 내사면 대대리의 자연마을 한터에 서 있는 김상술(金相述)의 효자비에 얽힌 효행담으로,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있는 도씨(都氏) 효행담과 유사한 내용이다.
[채록/수집상황]
1985년 2월 4일 당시 용인읍 고림리에서 정명길 할머니가 어렸을 때 들었다고 하면서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내 고장 옛 이야기』에 수록하였다.
[내용]
효자 김상술은 편모슬하에서 몹시 가난하게 살았다. 그러나 산에 가서 나무도 하고 숯도 구워 용인장에 내다팔아서 노모에게 늘 고깃국을 끓여드렸다. 그날도 부지런히 숯 한 짐을 지고 20여 리나 되는 김량장에 나왔으나 저녁이 되도록 숯을 팔지 못하였다. 할 수 없이 짐을 지고 일어나려고 하다가 마침 지나가던 부자 어른에게 후한 값을 받고 팔 수 있었다.
상술은 흥이 나서 얼른 고기 한 근을 산 다음 칡끈으로 묶어서 지게꼭지에 매달고는 부지런히 집으로 가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산길로 접어드는 순간, 난데없이 커다란 솔개 한 마리가 지게꼭지에 매단 고기를 낚아채서 가버렸다. 어머니께 끓여 드리려던 고기를 빼앗긴 상술은 안타까워 눈물을 흘리면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집에 다다른 상술은 놀라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마당 한켠에 아까 솔개가 채간 고기가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상술은 희색이 만면하여 고깃국 끓이는 것을 거르지 않게 되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남달리 깊은 그의 효심에 솔개도 감복한 모양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세월이 가서 어머니의 기운이 쇠하여 병을 앓게 되었는데, 상술은 어머니가 먹고 싶다고 하는 것은 무엇이든 구하여 드렸다. 그러던 어느날, 시절은 춘삼월이었는데 모친이 말랑말랑한 연시나 한 번 먹어 보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상술은 감나무가 있을 만한 골짜기는 한 군데도 빼놓지 않고 찾아가서 혹 감이 있지나 않을까 하고 살펴보았지만 때 아닌 홍시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게 산중을 헤매던 상술은 날이 저물어 길을 잃게 되었는데, 갑자기 황소만한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앞을 막아서더니 등에 타라고 하는 듯하여 얼떨결에 잔등에 탔다. 호랑이는 나는 듯이 어둠 속을 달려가더니 어느 지경인지에 당도하자 상술을 내려놓았다. 캄캄한 밤중에 지척을 분별하기 어려운 산중인 것 같은데 사방을 둘러보니 반짝반짝 불빛이 보였다.
상술은 불빛을 바라보고 어느 집으로 들어가, 밤중에 길을 잃어 그러니 하룻밤 재워 달라고 하였다. 집주인이 흔쾌히 허락하므로 상술은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집에는 마침 집주인의 부친 제삿날이어서 제사를 끝내려던 참이었는데, 제사상 위를 보니 커다란 제기에 홍시가 가득 담겨 있지 않는가? 기이하게 여긴 상술은 제철도 아닌데 어인 감이 제사상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집주인은, “제 부친이 생존하셨을 적에 홍시를 퍽이나도 좋아하셨는지라 제가 이를 잊지 않고 가을이 되면 성한 홍시 백 여 개를 골라서 깊은 굴 속에 저장하고 입구를 막아 놓았다가 오늘처럼 제삿날이 되면 굴 속의 홍시를 꺼냅니다. 그런데 예년에는 백 개를 넣어 두면 성한 감을 겨우 대여섯 개밖에는 구하지 못하였는데 오늘은 작년 가을에 넣어 둔 감 중에서 무려 오십여 개나 온전한 것을 구했습니다. 저토록 싱싱한 감을 제상에 올릴 수 있어서 올해는 다른 어느 해보다 기쁘게 제사를 올렸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이 말에 상술은 눈물을 흘리면서, “형씨는 부친의 제사 모시는 일에도 저렇듯 각별하신데 이놈은 병환 중에 계시는 모친에게도 드릴 감을 예비치 못하였으니 이런 불효가 또 있겠습니까? 실은 이놈의 모친께서 홍시 하나 얻어 잡수시기를 원하시므로 내 감나무밭을 오가며 탄식하던 중 호랑이를 만나 이리로 오게 된 것입니다.” 하였다.
이 말에 주인은 깜짝 놀라면서, “아니 내 일이 어찌 효행일 수가 있겠소. 지금 생각건대, 전에 얻을 수 없었던 많은 양의 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일은 바로 신령님께서 형씨의 효심을 생각하시어 그리하신 것이 분명한 듯하니, 어서 이 홍시를 거두어서 모친께 드리도록 하시오.” 하면서 오십 개의 홍시 반을 나누어 주었다.
상술은 기뻐서 주인에게 큰절을 한 후 얻은 감을 소중히 들고 문 밖을 나섰는데, 그때까지도 호랑이가 저만치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타라고 하는 것 같아 또 올라탔더니 역시 나는 듯하다가 멈추었기로 정신을 차려 보니 상술이 사는 집 앞이었다. 상술이 감을 구하려는 효행을 보고 산신령이 감동하여 감을 얻을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마을 사람들은 상술의 효행을 본받고자 효자비를 세웠다고 전하며, 그후 상술의 어머니는 완쾌하여 천수를 누렸다고 전한다.
[모티프 분석]
용인 지역에서는 「호랑이로 둔갑한 효자」나 「효자에 감동한 솔개」, 「효자와 연시」 등의 효행담이 여럿 전해 오는데, 모두 하늘의 도움으로 제철에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나 음식을 구하여 부모를 봉양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호랑이의 도움받은 효자 김상술」 이야기는 전통시대 효자 이야기의 전형으로, 「효자에 감동한 솔개」나 「효자와 연시」 모티프가 하나의 이야기로 결합되어 전해 내려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옛 이야기 중 효행담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산신령의 화신으로 인식되는데, 김상술이 호랑이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의 병을 고쳤다는 것은, 곧 하늘도 김상술의 효심에 감복하여 도움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