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서산시의 시조(市鳥)로, 간월호와 부남호에서 집단으로 겨울을 나는 철새.
[개설]
가창오리는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며 단일 종으로 벌떼처럼 큰 무리를 지어 활동한다. 가창오리는 러시아 북동 지역인 아니딜, 콜리마, 야나, 인디지르카, 레나, 아무르 강 유역, 오호츠크 해안 및 캄차카 등지에서 번식하며, 겨울에는 한국, 중국 및 일본 등지에서 월동한다. 가창오리는 9월에서 10월 사이에 큰 무리를 이루어 우리나라에 찾아오며, 매년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서산 A·B지구의 간월호와 부남호에 5만~10만 마리 이상이 날아든다. 가창오리는 기온이 낮아지는 11월경에 천수만, 금강 하구, 동림저수지, 해남의 고천암호 및 주남저수지 등으로 이동하여 겨울을 나며 다음해 봄에 북상한다. 월동지에서는 일몰 후 수십만 마리가 무리지어 비상하므로 장관을 연출한다.
[형태]
가창오리는 몸길이가 약 40㎝, 날개 길이가 약 21㎝이다. 암수에 따라서 깃털색이 다르다.
1. 수컷
수컷은 이마와 머리 꼭대기 그리고 뒷머리가 흑갈색이며, 머리 양옆을 따라 흰색의 선이 있다. 얼굴은 가운데의 검은 띠를 경계로 하여 앞쪽 절반은 노란색이고 뒤쪽 절반은 녹색으로 태극 모양을 하고 있다. 부리는 어둔 회색이며 홍채는 갈색, 다리는 옅은 황색을 띤다. 눈 뒤쪽에서부터 목에 이르기까지 폭 0.5~0.7㎝의 검은색 줄이 있다.
턱밑과 목, 뒷목에 있는 깃털은 검은색을 띠고, 등·허리·꼬리 위 덮깃은 짙은 갈색이며, 깃의 가장자리와 가슴은 연한 갈색을 띠며 검은 갈색의 둥근 무늬가 있다. 배는 옅은 회색이고 겨드랑이와 옆 가슴은 회색이고 검은색의 가느다란 가로무늬가 여러 개 있다. 꼬리 밑 덮깃은 검은색이고 그 양쪽은 밤색이며 끝부분은 흰색인데, 회갈색의 작은 무늬가 흩어져 있다. 날개는 갈색이고 둘째 날개깃의 끝 부분은 흰색이다. 꼬리는 갈색이고 꼬리 깃의 수는 14개이다. 부리는 검은 빛이 나는 회색이고, 다리는 노란색을 띤 회갈색이다.
2. 암컷
암컷은 이마, 머리꼭대기 및 뒷머리가 짙은 갈색이고, 깃의 가장자리는 적갈색을 띠고 있다. 얼굴은 옅은 회색에 짙은 갈색의 작은 줄무늬가 많다. 턱밑과 목은 옅은 회색이고, 아랫부리와 만나는 부위의 턱은 짙은 갈색의 작은 줄무늬가 여러 개 있다. 몸의 뒷면은 짙은 갈색이며 깃의 가장자리는 적갈색을 띤다. 가슴은 옅은 갈색이고 짙은 갈색의 초승달 모양의 무늬가 있다.
겨드랑이는 짙은 갈색이고 가장자리는 옅은 회색이다. 꼬리 밑 덮깃은 옅은 회색이며 짙은 갈색의 무늬가 있다. 각 깃털의 가장자리는 적갈색과 옅은 회색을 띤다. 윗부리 근처의 얼굴에는 흰색의 둥근 무늬가 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갈색이며 배를 제외한 몸 전체에 붉은 갈색의 얼룩무늬가 나 있다. 뺨과 멱, 눈 뒤쪽은 노란색이고 검은 무늬가 있으며, 배는 흰색이다. 비번식기에는 수컷도 암컷과 비슷한 깃털 색을 띤다.
[역사/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가창오리는 1920년대 동북아시아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오리였으며, 1946년 3월에 경기도 수원에서 약 3㎞에 달하는 약 1만여 개체 이상의 무리가 관찰되었다고 한다. 1947년 일본 서남부 월동지에서는 3명의 사냥꾼이 하루에 약 1만여 개체 이상씩 5만여 개체 이상을 포획하였다. 1950년대에 극동러시아 남부 지역에 흉년이 들고 사냥꾼들이 많은 수를 포획하여 가창오리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였으며, 우리나라는 6·25전쟁 이후 가창오리가 통과조로 기록되었다. 일본에서도 1980년에 1만여 개체 이하로 감소되어 1988년에는 1,912개체만 관찰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에는 봄가을에 중부의 서해안에 위치한 논과 습지에서 흔히 통과하는 나그네새로 해질녘에 사냥꾼들들이 상당수를 포획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1986년 5,000여 마리가 주남저수지에서 관찰된 후 1986년~1987년에는 2만여 개체로 증가하였고, 1993년에 서산 A·B지구에서 3만여 개체가 관찰되었다. 1999년 11만여 개체, 2004년 25만여 개체가 관찰되는 등 현재는 30만~50여만 개체로 증가하였다.
[생태 및 사육법]
가창오리는 겨울이면 호수, 습지의 풀밭, 논, 하천, 바닷가 등지에서 볼 수 있다. 가창오리는 낮에는 주로 큰 저수지의 한가운데 물 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잔다. 구름이 많이 낀 어두운 낮 시간이나 해가 지고 난 후 어두워지면 저수지 주변 농경지로 큰 무리를 이루어 날아가 먹이를 먹는다. 해가 질 무렵, 농경지로 이동할 때는 한 번에 이동하지 않고 주변을 수차례 선회 비행을 하며 15~20㎞ 이상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한다.
먹이는 식물성인 풀씨, 낟알, 수초 등과 동물성인 하루살이, 잠자리, 모기 등의 수서 곤충과 무척추동물 등이다. 러시아에서 남하할 때는 서산 A·B지구에서 가장 먼저 큰 무리가 관찰되며, 북상할 때에는 아산만, 남양만에서 4월 초까지 큰 무리가 관찰된다.
가창오리는 러시아의 습지에서 번식하며 4~7월에 한배에 7~8개의 알을 낳는다. 알을 품는 기간은 약 26일이며 주로 암컷이 품는다. 번식기에는 건조한 풀밭이나 관목 숲 등의 땅 위에 풀잎이나 줄기 등을 이용하여 접시 모양의 둥우리를 짓고 알자리에는 자신의 배나 가슴 털을 뽑아 깐다. 알은 회색을 띤 초록색의 연한 바탕에 점은 없다. 알의 크기는 장경이 4.5~5.25㎝, 단경 3.25~3.6㎝이다.
[현황]
가창오리는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서 멸종위기 단계 중 취약 종으로 분류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수록되어 전 세계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종이다. 또한 환경부에서도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Ⅱ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2004년까지는 9월 중순부터 찾아와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서산 A·B지구에서 월동하였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서산 A·B지구의 벼 낙곡량이 줄면서 9월 중순에 찾아와 10월 말이나 11월 초까지 머문 후 금강이나 해남으로 이동하여 월동하는 경향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