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202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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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求-李源祚- |
영어의미역 | Yi Wonjo Who Saved Himself from Kkachina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북도 청주시 |
시대 | 조선/조선 |
집필자 | 최운식 |
[정의]
충청북도 청주시 북쪽의 미호천(美湖川)과 무심천(無心川)이 합수하는 지점의 ‘까치내[鵲川]’에 얽힌 전설.
[개설]
청주시에서 무심천(無心川)을 따라 서북쪽으로 난 제방을 따라 옥산 쪽으로 계속 가면, 오창 팔결에서 내려오는 미호천(美湖川)과 청주 시내를 흘러온 무심천(無心川)이 합수하는 지점에 이른다. 이곳을 ‘합수머리’라 하는데, 여기서 합수한 물이 흥덕구 원평동, 신대동, 오창면 신평리, 옥산면 남촌리, 소로리를 이어 흐른다. 이 내를 ‘까치내’라고 한다.
[내용]
조선 헌종 때 경상도 상주 고을에 호를 하연제라고 하는 선비가 서당을 차리고 청소년들을 가르쳤다. 그는 의술(醫術), 지리(地理), 점술(占術) 등에도 널리 통하였다.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그의 문하에 와서 유학과 도술을 배우기를 청하였다.
어느 날, 그는 문하생 가운데 백구영(白丘永)이란 청년을 은밀히 후원의 처소로 불렀다. 그는 청년에게 “너의 정체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대답을 하지 않는 그에게 정체를 밝히라고 다그치자, 청년이 말없이 뒤뜰로 나가서 제주를 세 번 넘으니, 큰 호랑이로 변하였다.
“나는 너의 본체가 호랑이인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사람의 모습으로 내게 와서 글을 배우고 있느냐?”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청년이 조용히 말했다.
“지금은 말할 수 없습니다. 때가 되면, 스승님께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3년 후, 그의 문하생 중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이원조(李源祚)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겠다고 하였다. 이원조가 길을 떠난 후 사흘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백구영이 그를 밤에 후원의 처소로 찾아와서 말했다.
“7년 전에 저의 아버지가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갔다가 이원조가 만들어 놓은 덫에 걸려 비참하게 죽었습니다. 저는 제 아비의 원수를 갚기 위해 때를 보아왔습니다. 이원조는 청주를 지나 합수머리에서 죽게 될 것입니다. 저는 사흘 동안 이원조를 죽이고 압록강(鴨綠江)을 건널 준비를 하고 왔습니다.”
그가 백구영에게 마음을 고쳐먹으라고 하였으나, 못들은 체하고 달려 나갔다.
이원조는 청주를 지나 합수머리에 이르자, 갑자기 현기증이 나고, 온몸이 아팠다. 그가 합수머리의 외딴 주막에 누워 있으니, 주모는 의원을 불러 진맥한 뒤에 약을 달여 먹이며 정성껏 간호하였으나, 효험이 없었다. 백방으로 약을 구하던 주모는 성안에서 한 도사를 만났는데, 하얀 까치[백작(白鵲)]를 잡아 먹이면 병이 나을 것이라 하였다.
주모는 도사의 말대로 하얀 까치를 잡으려고 합수머리 모래사장에 녹두를 뿌려놓고, 덫을 놓았다. 달밤에 하얀 까치가 내려와 녹두를 먹다가 덫에 걸렸는데, 난데없이 호랑이 한 마리가 달려와서 까치를 잡아먹고, 덫을 부셔 버렸다.
그날 밤, 이원조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그는 꿈에서 선녀 둘이 ‘상주 서생 이원조가 여기서 죽게 된 것이 정말 아깝고 슬픈 일’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이원조는 선녀 앞에 무릎을 꿇고서 살려달라고 하였다. 한 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선녀들이 하늘에 대고 손짓을 하자, 겨드랑이에 날개 달린 사나이가 활을 들고 내려왔다. 선녀는 사나이에게 “상주 서생 이원조를 합수머리 주막에서 살려내도록 하라.”고 하였다.
이원조가 꿈을 깨려고 하는 순간 밖에서 요란한 총소리가 울리면서 짐승의 외마디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이 주막에 상주 서생 이원조라는 분이 있소?” 하는 사나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원조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보니, 한 포수가 화약 냄새 풍기는 총을 들고 서 있는데, 그 발밑에는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
그 포수는 꿈속에서 활을 들고 왔던 사나이와 꼭 같았다. 포수는 아래 샘터마을에 살고 있다면서, 꿈에 선녀 둘이 내려와 ‘합수머리 주막에 가서 상주 서생 이원조를 살리도록 하라.’고 하여 이곳에 와 보니, 주막 문 앞에 이 호랑이가 앉아 있기에 총을 쏘아 죽였다고 하였다. 이원조는 크게 놀라고 반가워서 목숨을 구해준 선녀들과 포수, 주모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그곳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