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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201447
한자 安宅
영어음역 Antaek
영어의미역 a shaman rite to appease the household god
이칭/별칭 안택제,안택굿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충청북도 청주시
시대 조선/조선
집필자 안상경

[정의]

가신(家神)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적 제의. 「안택굿」 또는 안택제.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청주지역의 안택은 보통 4~5개의 작은 굿거리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큰 굿이며, 각 거리마다 일정한 역할을 지닌 신격(神格)이 등장한다. 대개 조왕(竈王), 제석(帝釋), 터주(土主), 삼신(三神), 조상(祖上) 등이다. 제일은 정월과 시월을 전후한 시기에 택일된다. 일종의 정기제(定期祭)인 셈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재화가 있을 때나 가옥을 신축하였을 때 임시적으로 행할 뿐만 아니라 그 형태가 많이 축소되었다. 여기서 소개하는 자료는 김영진이 1970년대에 조사하여 보고한 김항식(金亢植)[1926년 보은군 출생, 승려 출신] 학습무(學習巫)의 「안택굿」이다.

[절차 및 세부내용]

제1석은 「조왕굿」이다. 제장은 부엌이며 정화수와 청주 이외의 제물은 따로 진설하지 않는다. 구송하는 무경은 축원문(祝願文)과 조왕경(竈王經)이다. 축원문은 제의에 깃들인 정성을 강조하며 제신[列位天尊各位神靈]이 어서 강림하기를 기원하는 내용이다. 곧 청배의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무경이다. 청배는 신의 강림을 통한 실현화 과정이다.

인간과 신의 소통은 청배가 바탕이 되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안택굿」에 있어 청배의 과정은 필수적 예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조왕경은 이 거리의 핵심 무경이다. 여러 조왕신의 이름을 나열하고 있는데, 기원의 대상신이 조왕신임을 아뢰는 관습적 장치로 볼 수 있다. 이어 가정원의 수명과 복을 비는 축원이 곁들여진다.

제2석은 「터주굿」이다. 흔히 당산굿으로도 불리어진다. 제장은 마당이며, 제물은 시루와 청주, 돼지머리 등이다. 구송하는 무경은 태을보신경(太乙保身經), 축원문(祝願文), 터주경(土主經), 명당경(明堂經)이다.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구송하는 무경이 다를 수 있지만, 토주경과 명당경은 어떤 경우에도 빠지지 않는다.

집터에 의해 인간의 행과 불행이 결정된다는 풍수사상의 영향이 사설 전반에 깊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진술 방식은 터주신이나 명당의 이름을 나열한 후 인간의 보편적 복락을 축원한다. 그런데 호명되는 신명이나 명당 그 자체가 이미 축원이다. 예컨대 “多子多孫安土地神多子多孫安土地神(다자다손안토지신다자다손안토지신)”은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는, “父母壽命萬歲明堂(부모수명만세명당)”은 부모님의 수복(壽福)을 기원하는 축원이다. 호명되는 신이나 명당이 곧 복락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을 모시고 축원하는 것인 만큼 그 효과가 배가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제3석은 「성조굿」이다. 성주는 여러 가택신 중 가장 우위의 신격이다. 따라서 여느 「안택굿」의 거리에 비해 제의의 준비 과정이나 분위기가 사뭇 엄숙하다. 제장은 마루나 안방이 되며, 제물은 백미 한 두, 청주, 돼지머리, 떡 등이 진설된다. 이 거리에서는 성주로 상징되는 신체(神體)가 마루에 봉안된다.

구송하는 경문은 태을보신경(太乙保身經), 축원문(祝願文), 조상청래경(祖上請來經), 성조경(成造經)이다. 특히 성조경은 여느 무가에서 막연하게 드러나는 관습적 축원과 달리 그 내용이 비교적 구체적이다. 남녀노소 제각기 닥칠 수 있는, 그리고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액운이 고스란히 제시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액운이 성조신의 가호로 극복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제4석은 「제석굿」이다. 제장은 안방이며 「성조굿」에서 진설된 제물 이외의 것이 따로 준비되지 않는다. 이 거리에서는 제석신의 근본을 풀어내는 제석풀이(帝釋--)와 명당경(明堂經)을 결합하여 구송한다. 제석신이 복덕신(福德神)의 신격을 갖고 있다는 점과 대상에 대한 축원이 명당경처럼 가정의 번창과 자손의 발복에 있기 때문이다.

「제석굿」은 안택의 여느 거리에 비해 축원의 즐거움과 흥취가 돋보인다. 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독경의 근본적인 성격이 이 거리에서만큼은 강요되지 않는다. 독경이 일반 굿거리에 비해 이렇다 할 청중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족 집단이나마 적극적인 참여가 이 거리에서 이루어진다.

진설된 제단에 복전(福錢)을 바치고 배례를 하기도 하며 흥이 나면 춤을 추기도 한다. 안택의 전체적인 연행과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느 무경에 비해 제석풀이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로 되었다는 점에서, 구송되는 사설이 구어체라는 점에서, 그리고 기원하는 바가 현세적 복락이라는 점에서 볼 때 가능한 정황이다.

제5석은 「조상굿」이다. 여러 가택신을 이미 좌정시켜 축원한 후 마지막으로 조상신을 청배한다. 대상신은 조상신으로서 자손들의 발복과 부귀공명을 주재한다. 이 거리에서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들이 헌작과 배례를 하며 노자돈을 올려놓기도 한다. 여느 가신과 달리 조상신을 자손과 직접 연계된 신격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구송하는 무경은 조상해원경(祖上解寃經)이다.

조상신의 신격을 공자(孔子), 맹자, 편작, 이태백 등과 같은 성현과 대비하여 그들의 죽음을 위로하고 있으며, 나아가 인생의 허망함까지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렇게 조상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을 제장으로 청배해 들이고 조상에게는 극락천도를, 자손에게는 부귀공명을 축원한다.

[의의와 평가]

일반적인 제의구조는 신을 모셔들여 신에게 인간의 소원을 빌고 신을 돌려보내는, 즉 청배-오신-송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안택은 청배와 축원이라는 단순 구조를 취하고 있다. 특히 축원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축원은 현실에서의 기원을 여러 신에게 요구하는 과정이다. 축원을 통해 인간들은 비로소 신의 도움으로 현실에 닥친 문제가 이내 해결될 것을 확신하게 된다.

더욱이 축원의 과정이 여러 거리를 통해 반복됨으로써 그러한 확신은 더욱 강화된다. 여기서 인간은 다양한 가신들과 접하게 되는데, 이로써 제장이었던 집안은 여러 가신과 함께 그리고 그들에 의하여 보호와 축복을 받는 개별적이며 독립적인 신성구역이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여느 굿거리에서 볼 수 있는 송신의 과정이 안택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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